인상 깊은 심청 이야기

신데렐라 천년의 여행 - 신화에서 역사로
주경철 지음 / 산처럼 / 2005년 5월

이걸 읽고 주경철 교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판다님께 빌려 읽었다. 결론은 [문화로 읽는 세계사]가 더 재밌었다. 빌린 책이 좋을 때는 빌려주신 분께도 당당해지고 기분이 좋은데, 빌린 책이 기대에 못 미칠 땐 괜히 미안한 마음에 풀이 죽는다. 그래도 최근에 흥분하여 작가에 대한 인신공격까지 서슴치 않았던 ㅋ 이라는 책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당당한 편이다. ㅋ도 판다님이 빌려주셨다. 

[신데렐라 천 년의 여행]의 아쉬웠던 점은 내용이 적었다는 것이다. 조금 더 다른 이야기를 보충해서 다양하게 썼다면 좋았을 텐데. [신데렐라~]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다. 그런데 저자의 글은 1부에만 나와있다. 세계의 다양한 신데렐라형 민담을 실어놓은 2부부터 읽고 시작하는 게 더 좋을 뻔 했다.

아쉬운 구석이 없진 않지만 역시 재밌다. 콩쥐팥쥐와 신데렐라의 유사성에 대해 어릴 적 한 번이라도 의문을 품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왜 설화의 기본 구조가 비슷한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부족하다. 그러나 같은 의문을 가지고, 그것을 연구한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 자체가 독자를 미소짓게 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새로웠던 것은 책 중간에 나오는 심청 이야기였다. 심청에 대해 이렇게 설득력 있는 해석이 있었다니! 궁금하신 분은 읽어보세요. 인격적으로 훌륭한 아버지를 정말 존경한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어서인지 이게 진실이다! 하는 번개가 머리통을 쳤다. 사실 아버지도 인간인데 신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건 알지만, 어머니와 비교가 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불행히도 심청에겐 그마저 불가능. 원래 별을 세 개 주려고 했는데 심청 때문에 네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