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인랜드 창비세계문학 49
토머스 핀천 지음, 박인찬 옮김 / 창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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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결치는 서사 속 번쩍이는 정치적 시선의 섬광

1. 소개⠀
토머스 핀천의 《바인랜드》는 198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장편소설이다.
이야기는 한때 "지구 상에서 가장 잘 놀았던 아이들"(《히피와 반문화: 60년대 잃어버린 유토피아의 추억》)이었던 조이드 휠러를 조명하며 시작한다. 차츰 방대하고 복잡하고 서사를 차츰 드러내는 이 소설은 80년대의 정치, 사회적 시선으로 60년대의 히피족을 담으면서 그간 미국 사회에서 벌어진 변화를 보여준다.

2. 만난 계기
올해의 첫 분기를 거의 넘어가고 있던 시점에 창비에서 시크릿 서평단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향방을 정하지 못해 불확실에 둘러싸인 나날을 보내던 중이었다. 어쩌면 무작위로 받은 고전문학 속에서 일상을 단단하게 만들 가치를 찾게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그러길 바랐다.
그날 밤 바로 서평단 신청을 했고 일주일 쯤 지났을까? 바랜 듯한 표지의 창비세계문학 마흔아홉 번째 작품 《바인랜드》를 받게 됐다.

3. 감상
문장 곳곳에서 심심찮게 미국의 대중 문화를 반영한 요소를 찾아볼 수 있다. 배경지식이 없는 나로서는 작품이 주는 묘미를 만끽하기 어려웠다. 길고 복잡한, 핀천의 개성을 충분히 드러내는 문장에도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앞부분을 읽으며 조금 헤맸고, 작품 해설을 먼저 읽는 쪽이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줄거리는 흐린 눈으로 지나치고 작품의 의의가 무엇인지 파악하며 읽었다.
난해하게 다가오는 부분이 없지 않지만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읽을 만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빠르게 읽어 치우기는 어렵고 온전히 문장에 집중하면서 작품에 빠져들 때 그 진가를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바인랜드 #토머스핀천 #창비세계문학 #시크릿서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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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을유사상고전
토머스 모어 지음, 주경철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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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도서제공


을유문화사에서 토머스 모어의 저서 유토피아의 개정판을 펴냈다

유토피아라는 단어와 대략적인 뜻은 알고 있었지만, 작품을 제대로 읽어보지는 못했다.

1500년대에 출간된 작품으로, 문장을 읽는 데서 벌써 어려움을 겪기 쉬운 고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개정판은 번역이 상당히 잘 돼 있어서 읽기에 전혀 껄끄러움이 없다

유토피아히슬로다에우스의 말로 듣는 이상 국가의 모습이 <1>와 본격적으로 유토피아를 묘사하는 <2>, 그리고 <해제><참고 자료>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해제><참고 자료>는 작품을 더욱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시대를 초월한 고전의 특성상 전후 상황을 알지 못하면 작품의 정확한 이해가 어렵다

나와 같은 독자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 친절한 구성이었다.

유토피아 역시 상상의 세계이지만, 노력을 기울이면 만들 수 있든지 혹은 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모델 역할을 한다. 그런 점에서 유토피아는 근대의 기획이다.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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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짐을 안고 있는 당신에게
나이토 요시히토 지음, 민경욱 옮김 / 김영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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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일본 리쇼 대학의 교수이자 심리학자인 나이토 요시히토가 말하는 평온함 찾는 법을 소개한다.

작은 일에 마음이 불안해지거나 무거워지지 않도록, 나를 자극하는 주변 환경을 다스리는 법이 나와있다. 또 부족한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기분에 지배당하는 것이 아니라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마음을 무겁게 만드는 일보다 행복하게 만드는 일에 집중하여 고민으로부터 홀가분해질 수 있도록 여러 해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읽는 이의 상황에 맞춰 글을 찾아 읽을 수 있도록 목차와 소제목이 내용을 직관적이고 함축적으로 잘 요약돼있다.
이 책의 예상 독자는 마음의 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만약 지면 가득 문자가 빼곡했다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쌓이는 상황이 만들어졌을 텐데, 한 페이지에 글자가 차지하는 면적이 적고 핵심적인 내용에 밑줄이 그어져 있어 보기가 쉽다.
애써 집중하지 않아도 술술 읽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예상 독자를 배려한 적절한 편집이라 생각한다.

쉬어도 잘 쉬는 것 같지 않고 머리가 복잡했다. 딱히 잘못하고 있는 건 없다고 생각했다. 책을 읽고 나서 안 좋은 것만 골라서 해왔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얼마나 다행인지... 어떻게 보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일 수 있겠으나, 매번 그걸 되새기는 일은 쉽지 않다. 괜히 마음이 복잡할 때 가볍게 들여다보면서 머리를 식히기에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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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버 드림
사만타 슈웨블린 지음, 조혜진 옮김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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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어떤 공포에 다가가는 기분을 느끼게 만드는 책이었다. 기괴하고 비밀스러운 분위기로, 책을 읽는 내내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긴장감을 자아낸다.
회고는 뒤엉켜있고 주인공은 그곳을 불안하게, 나른하고도 필사적인 태도로 헤집는다.
수수께끼 같은 대화가 점점 그 모습을 확고히 하는 장면을 바라보면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저절로 몰입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된 넷플릭스 영화가 곧 공개된다고 한다. 영화도 챙겨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의 분위기가 어떻게 영상으로 구현될지 기대가 된다.
긴장감 있는 소설을 읽고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가벼운 분량인데다가 몰입하기 쉬워서 빠르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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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팔기 을유세계문학전집 110
나쓰메 소세키 지음, 서은혜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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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단편소설의 구조가 익숙해서 가끔은 장편소설의 서사가 범람하듯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이 작품은 플롯이 뚜렷하지 않고 서사가 흐르듯이 진행되는데 왜인지 지겹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얼마 버티지 못하고 책을 손에서 놓았을텐데. 

얼핏보면 어떤 것도 보이지 않는 심심한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실은 다양한 사유를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자전적 소설이라는 점을 고려하지 않아도 생활의 사실적 묘사가 두드러져서 충분히 현실적이다. 특히 교육 수준이 높은 화자가 언뜻 내비치는 오만함이라든지, 인물 성격의 묘사가 그렇다. 주인공을 보며 오만하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그런 점이 나에게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사뭇 깨닫게 된다. 

겐조가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는 일을 발이 묶였단 식으로 표현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오랜 기억으로 남아있는 장소를 거닐면서, 여전한 사람들과 몰라보게 변한 자연을 대조하며 새삼 사색에 빠지는 장면도.

이 작품이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긴 소설이라고 하던데. 이 작품의 세세한 묘사와 더불어 자전적 이야기라는 점이 소설 창작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안겨주었다. 


+

워낙 과거의 작품이다보니 지금의 관점으로는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부분도 존재한다. 여성을 바라보는 관점이 특히 그렇다. 또 가족들이 겐조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모습과 그것을 어쩔 수 없다는 듯 받아들이는 겐조의 태도가 그랬다. 이런 것들은 당대 사회를 고려하여 읽어야할 것 같다. 해설을 보면 노동자와 여성을 바라보는 관점에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에, 남성 관점으로만 소설을 쓰던 소세키가 여성을 하나의 주체로 내세운 소설을 창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16쪽)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작품을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다.

 

그는 지금 다시 그 속으로 뒷걸음질 쳐서 오랜만에 과거의 냄새를 맡았다. 그것은 그에게 삼분의 일의 반가움과 삼분의 이의 혐오를 불러오는 혼합물이었다. - P81

그리고 만약 신이 그의 일생을 통찰한다면 이 탐욕스러운 노인의 일생과 그다지 다를 것도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 P137

노쇠할 뿐 의외로 변하지 않는 인간의 모습과 변하여 날로 번화해 가는 교외의 자연이 겐조에겐 뜻밖의 대조적 자료가 되어 그는 생각에 잠기지 않을 수 없었다. - 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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