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똥 민들레 그림책 1
권정생 글, 정승각 그림 / 길벗어린이 / 199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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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첫 조카가 태어났을때

꼬물꼬물 하던 그 아기가 어찌나 귀엽던지.

난 내 인생 첫 조카를 위해 그림 동화책을 보기 시작했고,

그러다가 그림 동화책 마니아가 되었다.

 

이 책은 내가 그림 동화책 마니아의 첫 걸음을 밟게 해 준 책이다.

서점에서 읽고는 눈시울을 글썽이며 감동하고

'그래, 이 책이야!'

하며 큰맘먹고 그때 난 가난한 대학생이었으니까 큰 조카에게 사서 읽어주었다.

 

그러고 몇 달 뒤 다시 조카를 보러 갔는데

우리 이쁜 큰 조카가 나를 보자마자

 

"고모! 고모가 나한테 개똥 사줬지!!!!"

 

하면서 반기는 것이 아닌가. ㅡ.ㅡ!!!!!!

하아..... 개....똥..... 이라니 orz!!!!!!

당황한 마음에 아니라고 부인하고 발뺌을 했더니

방에서 의기양양하게 들고나와서 나에게 내밀면서

 

"이것봐, 여기 있잖아"

 

하던...... 그 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강아지똥과 개똥. 하아.....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속담을 백 번 실감하면서

마음을 울리던 잔잔한 감동이 순도 100의 웃음으로 바뀌던 날이었다.

 

이 일화가 너무 재밌었는지 우리 아들은 아직 이 책 제목만 보면

 

"엄마, 개똥이야기 해 줘"

 

하며 책은 안 보고 개똥이야기만 찾는다.

 

PS. 그래도 내용은 정말 순도 100% 감동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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