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살 인생 - 개정판
위기철 지음 / 청년사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아홉살이면 인생을 알 나이"라는 글귀에 감명을 받았다.

 어쩌면 인생을 알고 앞가림을 했으면 하는 엄마 욕심? ㅋㅋ

 

우리집 어린이도 아홉살. 

그러니까 아홉살 어린이가 봐도 될법하다 여겨지는 "늙은 자전거"를 보러 가볼까.

극장은 대한극장, 시작 시간은 8시, 런닝 타임은 106분.

집이 서울 외곽인지라 버스를 갈아타야 하고 한시간 이상이 걸리는...

영화가 끝나고 집에 오면 11시가 넘는군.

갈까말까 갈까말까 갈까말까.

9살 어린이 놀이터에서 필 꽂히면 12시까지도 논다지만

버스타고 11시 넘어 귀가, 정말 괜찮을까?

하지만 나 백만년만에 평화로운 영환데......

그냥 가자, 아홉살이잖아?

늦은 밤에 길 헤매는 건 서로 피곤하고 힘드니까

전국스마트버스, 네이버 지도 앱을 일단 깔고

버스 노선과 지도 폭풍 검색, 그리고 출발.

 

갈아탄다고 하면 투정부릴지도 모르니까

환승을 처음으로 해 볼 수 있는 기회라고 포장하고

큰외삼촌이 준 반짝이 신발을 신고 출발~~~!!

 (반짝이는 버튼으로 조정이 가능한....... 영화관에서는 꺼 두었어요~~)


버스에서 핫도그와 꿀호떡, 귤로 저녁을 때우고 

영화관에서 팝콘과 음료수 사자마자 홀딱 쏟아버린로 입가심을 하고 

감독님과 어린 주인공 풍도의 무대인사가 있었고 이제 영화 시작

 꺅 >,.< 무대인사 첨이었어. 근데 어두워서 얼굴 하나도 보이지 않아 아쉬워

 

영화는 따뜻하고, 편안하고, 즐겁고, 짠하고, 안쓰럽고, 슬프고...... 그런 진짜 드라마 같네.

우리 아홉살 어린이는 재미지고 장난스러운 부분에서는 빵빵 터져서 웃어주시지만

복선이라든가 에서는 잘 이해가 안 가 왜? 뭔데? 왜 저러는데? 거리면서 질문도 빵빵 터진다.

이렇게 질문이 나올때 적절한 대답을 해 주어야 하는뎅, 영화보느라 바빠서 ㅡ.ㅡ.

 우리 어린이 엄마가 담에는 바로바로 대답할께

 

영화 다 보고 나와서야 우리 아홉살 인생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저렇게 무서운 강도가 올 수 있어서

 엄마 아빠가 너에게 아직은 돈을 들고다니지 못하게 하는 거야......" 응??????

그랬더니 바로 수긍하는 아홉살 어린이 ㅎㅎ.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강도가 나타났는데 상대방이 헐크면 그 강도는 망한거야"

 응??? 우리 어린이 정신연령 아직 일곱살???

여튼 재밌게보고 집에 돌아오는 버스에서 내내 졸고 겨우 걸어오더니

 역시 놀이터와 버스 대장정은 다르네

집에 들어와 아직 도착전인 아빠를 확인하고는 한마디 던지신다. 

"아빠는 아직도 안 왔네. 아빠 매일매일 정말 힘들겠다."

 

우리 아홉살 어린이...... 뭐랄까...... 확실히 인생을 느낀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S. "전국 스마트 버스" 와 "네이버 지도" 앱은 길치를 구제해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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