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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퇴마사 1 - 장안의 변고
왕칭촨 지음, 전정은 옮김 / 마시멜로 / 2020년 8월
평점 :
제가 원래 중3때부터 영웅문에 폭 빠져서, 밤 9시면 자던 새나라의 어린이가 영웅문을 읽느라 중3때 밤을 새는 그런 경지에 이르렀던...
그래서 제가 더 클 수 있었는데 영웅문때문에 잠을 못자서 이 정도로만 컸다는 그런 후문도 있었답니다.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이 책도 한 번 읽어보고 싶었어요. 당나라의 퇴마사라... 무협지는 아니지만 왠지 비슷한 맥락이 있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책 #마시멜로 #왕칭촨 #당나라퇴마사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1113/pimg_7194041632731395.jpg)
책을 받고 생각해보니 영웅문만큼 사랑하지는 않았지만 고3 수능 끝나고 이우혁의 퇴마록에 한창 빠졌던 기억이 납니다.
밤에 방에서 혼자 그 책을 보고 있자면 어찌나 무섭던지, 그런데 그러면서도 또 어찌나 재미나던지요. ㅎㅎ
이 당나라 퇴마사도 이우혁의 퇴마록 같은 이야기일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장을 넘겨봤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과는 다르게 첫 전개부터 약간 끈적끈적하면서 모호하면서 뿌연 안개속을 헤메는 듯한 분위기로 시작을 합니다.
작은 사당 같은 곳에서 시작되는 장면은 꼭 영웅문에서 나오는 분위기와 비슷하지만
직접적으로 주먹과 주먹을 맞대고 칼과 검을 맞대면서 서로의 힘을 겨루는 무협지와는 달리
환상과 상상과 인지와 지각 속에서 그것을 다루는 사람과 사로잡히는 사람과 먹히는 사람들 사이의 이야기.
그래서 읽으면서도 마치 제가 그 환술에 사로잡히는 듯한 기분이 들어 답답하고 빠져나가고 싶고 벗어나고 싶고
영웅문의 곽정처럼, 양과나 장무기처럼 절대적인 힘으로 위협에서 벗어나 안전한 곳에 머물고 싶어지는 그런 욕망이
책의 첫 장에서부터 마지막 장에 이르기까지 제 안에서 계속 샘솟듯 나왔답니다.
그러면서 제가 있는 지금 이 현실은 지극히 현실이라는 안도감에 한숨을 쉬기도 하구요. ㅎㅎㅎㅎ
하지만 혹시 또 모르죠. 현실이라고 생각하는 이 나의 모든것이 누군가의 환술속 환상일수도 있지 않을까요? ㅋㅋ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1113/pimg_7194041632731396.jpg)
어려서부터 겁이 너무 많아 해가 지면 혼자 밖에도 못 나가고 집에만 있던 저로서는 귀신 유령이라는 존재를 애써 믿지 않으려고 하지만
그래도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영혼이라는 것이 꼭 있을 것만 같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우리 어린이도 아마 그렇겠지요? 그러니 무서운 이야기를 읽으면 아직도 엄마껌딱지가 되는 거겠죠? ㅎㅎㅎㅎ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1113/pimg_7194041632731397.jpg)
하지만 그런 모호하고 혼돈이 섞인 퇴마사 속에서 또 지극한 현실도 저는 느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때문에 안 좋은 점들이 너무나도 많지만 그래도 중국 공장들이 가동을 멈춰 미세먼지가 없이 맑은 공기가 참 좋았는데요
중원절이 다가와 평소보다 향과 초를 많이 피워 장안성이 연기로 부옇게 뒤덮인 듯 했다는 이 묘사에서
중국은 예나 지금이나 미세먼지가 참 많은 나라가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났습니다. ㅎㅎㅎㅎㅎㅎ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1113/pimg_7194041632731398.jpg)
내가 그분을 좋아한다 해서 그분이 나를 좋아해야 할 까닭은 없지.
크으. 정말 명언입니다. 생각해보면 내가 좋아한다고 해서 날 좋아해야하는 건 아니죠, 정말.
물론 날 좋아해준다면 무척 좋겠지만 말입니다. 짝사랑할때에는 저 사람도 날 좋아해주면 참 좋겠다 하는 생각으로 살았지만 말입니다. ㅎㅎ
꽤 두꺼운 감이 있어 읽는데 오래걸렸지만 1권을 덮으니 그 뒷이야기가 또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과연 이 안개속을 헤메는 듯한 이야기는 그 결말이 어떻게 되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