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한 대표 한시 312수 - 한시가 인생으로 들어오다
이은영 편역 / 왼쪽주머니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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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왜 이렇게 책을 좋아하게 되었을까를 가만히 생각해보면......

초등학교 5학년때 전학을 하면서 무척 심심해지기도 하고 그때 심심해서 읽었던 책이 재밌기도 했지만......

없는 살림에도 항상 책을 들고 집에 들어오시던, 크리스마스 생일 선물로 항상 책을 주시던 아빠의 영향이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 우리 아빠, 요즘에는 시집을 찾으시더라구요. ㅎㅎㅎㅎㅎㅎㅎㅎ

생각해보면 어릴때 책장에 꽂혀있던 시집이 몇 권 있었었는데, 저도 참 좋아하던 시집인데 그 시집도 아빠책이었나봐요.

 그래서 이 시집, 돌아오는 추석에 아빠에게 선물해 드릴려고요. ^^

#책 #왼쪽주머니 #이은영 #우리가사랑한대표한시312수


이 책은 일반적인 시가 아니라 한자로 쓰여진 한시를 모아놓은 책이랍니다.

그래서 얼핏 보기에는 익숙하지 않고 재미없어 보이기도 하는데요

그래도 하나하나 읽어보면 공감이 가고 좋은 시들이 있어요.

그 중 제 마음에 쏙 들어온 시 몇 개를 소개해 드리자면


춘야별우인, 이별을 노래한 이 시를 읽으니 대학 시절 친구들과 함께 즐기던 술자리가 생각이 났습니다.

생각해보면 중국처럼 땅이 엄청 넓어서 핸드폰도 기차도 비행기도 없던 그 시절에는

멀리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친구들이 정말 아주 영영 보내는 듯 그랬을 것 같아요.

대학생때는 하루가 멀다하고 매일 학교에서 보던 친구들이

졸업을 하고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고 엄빠들이 되고 나니 얼굴 한 번 보기가 왜 그리 힘든지요.

이 좁은 땅떵이에서조차 같은 공간에 있지 않으면 만나기 어려우니 넓은 대륙에서는 더더욱 그랬겠죠?

"그 시절 이별은 죽음과도 같았다." 라는 말이 많이 와 닿았습니다.

더불에 오래도록 보지 못한 친구들 선배들 후배들이 괜시리 그리워지는 그런 시간입니다.


허균을 걱정한 사명당 유정의 마음도 와 닿았지만 시귀가 참 제 마음에 들었어요.

 

 


남의 잘잘못을 말하지 말게나

이롭지 않을뿐더러 재앙을 부른다네

만약 자네 입을 병마개 막듯 할 수 있다면

이것이 몸을 안전하게 하는 으뜸 처방일세

 

 

재앙을 부르기 때문에 남의 잘잘못을 말하지 말아라 라고 생각지는 않지만

저는 항상 누군가의 잘못을 보면 저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더라구요.

내 안에도 저런 모습이 있을까? 나도 저렇게 행동한 적이 있을까? 고쳐야겠다, 그러지 말아야겠다

이런 생각이 먼저 들어서 항상 저 자신을 돌아보고 다른 사람의 말을 삼가하게 되요.

물론 그렇다고 항상 말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서도요.

매일 이 시를 읽으면서 저 자신을 다듬어 나가야겠다 다시 한 번 생각합니다.


이 시는 결혼하기 전 문득 마음이 동하면 한참을 걷기도, 약속 없이 친구를 찾아가기도 하던 제 모습이 생각났어요.

제가 졸업할때야 핸드폰이 상용화 되어 언제든 연락하고 만날 수 있었지만

그 전에는 그렇지 않았거든요. 그저 보고 싶으면 어디에 있을까 찾아다니기도 하고, 그냥 문득 한 번 찾아가보기도 하고 ^^

물론 그렇게 가서 못 만나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 과정이 저는 참 좋더라구요.

지금은 일하랴 애 키우랴 시간이 없다고만 생각이 되지만서도요.

추후 우리 어린이 독립하고 회사일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또 다시 이런 여유로움을 가질 수 있을까요? ^^

이제 얼마 안있으면 추석이고, 그러면 아빠를 만날 수 있겠죠?

우리 아빠에게 좋은 선물이 되어주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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