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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경찰의 딸 설윤 ㅣ 마음틴틴 5
배미주 지음 / 마음이음 / 2020년 3월
평점 :
지금 제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에서는 경찰의 존재가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왠지 조선시대, 고려시대의 경찰이라고 하면 정말 낯설게만 다가와요. 정말 있었을까 싶구요.
생각해보면 관아도 있고 포도청도 있으니 바로 그곳이 오늘날의 경찰소였을텐데 말입니다.
이 책도 바로 그런 낯설음 때문에 선택한 책이랍니다.
#책 #마음이음 #마음틴틴 #배미주 #신라경찰의딸설윤 #처용
신라 시대에도 경찰이 있다니 낯설음과 놀라움은 조선시대 경찰보다 더 컸습니다, 제게는요. ㅎㅎㅎㅎㅎ
그런데 신라시대 경찰에 혹한 것이 무색하게 책을 열자마자 나오는 남자 주인공 처용에 혹해버린 것 있죠?
처용가, 처용무로 익숙한데다가 용의 아들 처용 전설에 따라 바다에서 등장하는 인상적인 모습에
전설 신화를 좋아하는 저는 처용의 이야기인가 하는 생각에 관심이 쏠리면서 더욱 기대가 되었습니다. ㅋㅋ
어린이 소설책이라 재미있게 금새 읽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꽤 깊이있는 스토리와 전개로 아주 열심히 읽었답니다.
신라시대의 경찰의 사건을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그 과정과 결과를 지켜보는 것도
주인공인 윤과 처용의 스토리도, 신라 왕권의 다툼도 정말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게다가 신라시대라고 하면 신분의 벽 때문에 많은 사회 갈등이 있었던 사회인데
어린이 소설책이라 그런지 여자이면서도 정부의 일에 참여하는 결말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소설이라 가능한 열린 결말이었다고나 할까요?
그렇게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나오는 구절구절, 문구, 이야기에 홀로 생각이 많아지고 감동받고 그랬답니다.
제 안에도 어질고 곧은 마음이 샘솟아 올라 밤낮을 쉬지 않고 흘러 내 몸을 채우고 우리 어린이에게로 흘렀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관계를 놓고 그것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사실이 도출된 주변 상황까지 모두 고려하여 억울함이 없도록 밝히는 것.
제가 살아가는 삶도 이와 같아야 하겠죠.
처용의 외삼촌인 아드메는 의사였는데, 사람의 몸 뿐만이 아니라 마음까지 치료하는 진정한 의사였어요.
스스로를 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손님으로 왔을 때 바싹마른 쥐는 고양이도 먹지 않는다며
일단 일을 하면서 살을 찌우는게 어떻겠냐며 환자를 치료하는 모습에 감동 받았어요.
단지 의사니까 이런 환자도 치료해야해라는 그런 마음이라면 이런 치료가 나오지 않겠죠?
정말 기꺼운 마음으로 환자를 봐야만 이런 치료가 가능할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무슨 일을 하든 저런 기꺼운 마음으로 해야 행복한 삶일텐데
저 자신을 돌이켜보면 과연 저도 일할 때 이런 기꺼운 마음으로 해야하는데
하루 중 몇 시간이나 기꺼운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는가 떠올려보면 .......... 할 말이 많지 않습니다. ㅎㅎ
오늘도 내일도 저도 아드메처럼 기꺼운 마음으로 일을 해야겠습니다. ^^
처용의 마음은 돌처럼 단단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참고 견디는 법을 남보다 일찍 익힌 것뿐이었다.
이 글을 읽는데 가슴이 아리더라구요.
그쵸, 마음이 돌처럼 단단한 것이 아니라 그저 참고 견딜뿐인데......
때론 제게 돌덩이라고 하는 친구에게 이 글을 꼭 보여주고 싶었어요. ㅎㅎㅎㅎ
그나저나 남자 주인공 이름이 처용이다보니
순간 신라시대 처용가가 떠오르면서 신라시대 처용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거예요.
분명히 알고 있는 이야기였는데 처용, 역시, 忍, 다리 네 개 근데 그 이상은 생각이 안 나는게!!!
그래서 나무위키에서 처용을 검색하니 짧은 삼국유사에 있는 처용가가 나와요.
처용랑 망해사
서라벌 밝은 달 아래
밤 늦게까지 놀다
집에 들어와 잠자리를 보니
다리가 넷이어라
둘은 내 아내 것인데
둘은 누구 것인고?
본래 내 것이었는데
빼아아 간 것을 어찌 하리오
여기 나오는 다리 두 개의 주인이 바로 역신인데, 역신은 처용의 이 시를 듣고는 역신이 감복해서 물러났다고 합니다.
그래서 집집마다 처용의 얼굴을 그려 붙여서 역신을 막았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연결된 나무위키 페이지를 쫗아가다보니 천연두에 지카바이러스, 에볼라, 탄저균 등 무서운 페이지들이 쫙.
눈을 떼지 못하고 읽고 있었더니 우리 어린이가 옆에 와서 책을 살포시 건네며 읽어보라고 권해줍니다.
1권은 어딨는지 모르겠다며 2권부터 읽으라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저녁에는 이 책을 읽어야겠어요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