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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점 클럽 ㅣ 연초록 성장 동화 6
최은영 지음, 김이조 그림 / 연초록 / 2025년 6월
평점 :
요즘 아이들에게 ‘빵점’이란 말이 어울리기나 할까요? 한글도, 수학도 이미 선행학습을 마친 채 입학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입니다. 저 역시 학원을 보내지 않고 집에서 아이를 가르치지만, “학교에서 배우면 되지” 하는 마음 한편으로는 “뒤처지진 않을까” 하는 불안함이 늘 함께합니다. 학교를 보내기 위해 미리 공부를 시켜야 한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기도 하죠.
『빵점클럽』은 그런 고민 속에 만난 뜻밖의 위로 같은 책이었습니다. 주인공 오미르는 시험에서 빵점을 맞고 속상한 마음으로 집으로 가는 길, 우연히 들른 빵집에서 친절한 사장님을 만납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게 빵에 이스트 넣는 양 조절이랑 시험에서 빵점 맞는 거야.”라는 유쾌한 위로와 함께, 사장님은 오미르에게 공짜 빵을 선물합니다. 빵집 사장님도 예전에 빵점을 맞아본 적이 있다는 따뜻한 고백은, 오미르에게도 읽는 이에게도 묘한 안도감을 줍니다.
이 소문을 들은 친구들이 하나둘 빵집을 찾아오고, 빵집 아저씨는 말합니다. “문제를 풀려고 노력했는데도 빵점을 받은 건 괜찮아. 하지만 공짜 빵을 먹으려고 일부러 틀리는 건 자기 자신을 파는 일이야.”
그 말에 아이들은 빵을 얻기 위해서가 아닌, 진짜 노력 끝에 실패를 겪는 친구로서 이 공간을 공유하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 날, 친구 은수가 빵점을 받자 오미르와 함께 ‘빵점클럽’을 만들고, 이들은 빵집에서 남은 빵을 경로원에 전달하는 따뜻한 일을 자처하게 됩니다.
이 책은 단순히 실패를 위로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결과보다 과정을, 점수보다 노력을 소중히 여기는 이야기이자, 나의 경험이 누군가에게 용기가 될 수 있다는 소중한 메시지를 전해줍니다. 아이들이 실패를 겪어보지 못한 채 자라는 요즘, 실패조차 ‘노력의 증거’로 인정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빵점클럽』은 단지 어린이를 위한 동화책이 아닙니다. 아이들에게는 실패해도 괜찮다는 위로를, 부모에게는 “그대로도 괜찮다”는 성찰을 건네는 책입니다. 나의 아이가 ‘빵점’을 맞아도, 그로 인해 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자라난다면, 그건 분명히 값진 일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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