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이는 평소 과학책을 무척 좋아합니다. 집에서는 과학 백과사전을 읽으며 다양한 지식을 스스로 찾아보곤 하는데, 초등학교 3학년이 되면 본격적으로 학교에서 과학 수업이 시작되니 ‘공부로서의 과학’이 새롭게 다가오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저는 그때 이 책을 만나게 되었고, 백과사전식 지식과는 달리 교과와 맞닿아 있으면서도 흥미로운 과학 이야기를 풀어주는 점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책을 읽던 중 아이가 묻습니다.
“엄마, 우리 몸에 있는 세포도 매일 바뀐다고 했잖아. 그럼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나랑 같은 사람일까?”
순간 저는 웃음이 나면서도 곧바로 대답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과학적인 사실에서 시작된 아이의 질문이 철학적인 사유로 이어진 거죠. 저는 “그래서 과학이 재미있는 거야. 단순히 지식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나는 누구지?’ 같은 생각까지 하게 만들거든.” 하고 답했습니다.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기만의 해석을 이어갔습니다.
또 다른 날은 별과 우주 이야기를 읽다가 아이가 말했습니다.
“별빛은 몇십 년 전에 나온 거라는데, 그럼 지금은 없어졌을 수도 있는 거야?”
그 순간 저는 우주라는 시간 여행 속에서 아이와 함께 서 있는 듯한 감각을 느꼈습니다. "유별난 과학시간" 덕분에 단순한 ‘정보’가 아닌, 상상력과 호기심이 자라나는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아이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엉뚱한말을 받아주느라 진땀을 뺐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