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크는 아이는 이유가 있다 - 세 살부터 준비하는 평생 키 성장 프로젝트
조유나.노수진 지음 / 앵글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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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한 번쯤은 맘카페에서 이런 이야기들을 보게 된다.

성조숙증, 성장호르몬 주사, 억제치료….



어느 순간부터는 특별한 경우의 이야기가 아니라, 주변 친구들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들려오는 주제가 됐다.



내 주변만 봐도 이미 치료를 시작한 아이가 있고, 병원 정보를 서로 묻고 답하는 게 낯설지 않다. 쌍둥이의 경우 만삭까지 채우기 어렵고 저체중으로 태어나는 일이 잦아서, 여자 쌍둥이는 성조숙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말도 종종 들었다. 그러다 쌍둥이 친구 아이가 억제치료를 시작하면서 ‘부당경량아’라는 단어를 처음 알게 됐다. 그전까지는 그냥 “작게 태어났구나” 정도로만 생각했던 말이었다.



우리 아이는 또 다른 이유로 성장클리닉을 다니고 있다.


키 때문이 아니라, 1년 동안 체중이 거의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다닌다’고 말하기도 민망하다. 매번 꾸준히 가는 건 아니고, 1년에 한 번 정도 영유아검진 대신이라고 생각하고 방문한다. 체중을 재고, 손가락 엑스레이로 골연령을 확인하고, 고환 크기를 체크하는 정도다. 그때마다 “지켜봅시다”라는 말을 듣고 돌아온다.



그래도 마음은 늘 조급하다.

잘 먹지 않고, 잠도 깊게 자지 못하는 아이를 매일 보다 보면 ‘지금 이게 괜찮은 걸까?’라는 생각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읽게 된 책이《쑥쑥 크는 아이는 이유가 있다》였다.

사실 처음엔 특별한 기대는 없었다. 이미 맘카페에서 수없이 반복된 이야기들—잘 먹어야 한다,

잘 자야 한다, 스트레스가 적어야 한다—를 또 한 번 정리한 책일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서 친구들 모임에서 이야기를 꺼냈더니, 다들 예상보다 훨씬 관심을 보였다. 우리가 흔히 나누던 이야기 말고도, “아, 이런 관점도 있었구나” 싶은 부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성장이라는 게 단순히 숫자 하나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는 점, 그리고 아이마다 속도가 다르고 이유가 다를 수 있다는 이야기가 꽤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이 책이 좋았던 건, 막연한 불안을 더 키우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이걸 안 하면 큰일 난다”는 식의 자극적인 말 대신, 아이의 성장 과정을 차분히 이해하도록 돕는다. 엄마가 할 수 있는 것과, 굳이 조급해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을 구분해준다. 읽고 나면 당장 답을 얻었다기보다는, 조금 숨이 트이는 느낌이 든다.



잘 먹지 않는 아이, 잘 자지 못하는 아이, 1년째 체중이 늘지 않아 성장 그래프를 볼 때마다 마음이 내려앉는 엄마라면 이 책이 위로가 될 수 있다.



누군가의 아이와 비교하지 않고, 우리 아이의 시간을 다시 바라보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성장은 분명 이유가 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찾는 과정이 꼭 불안과 공포일 필요는 없다는 걸,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직접 읽어보고, 읽혀보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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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도시
토르벤 쿨만 지음, 이원경 옮김 / 가람어린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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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색깔이 없다면? 그 간단한 질문에 왜 나의 육아와 같다고 생각했을까. 익숙한 일상처럼 보이지만, 조금씩 다른 회색들, 회색의 이름이 이렇게 많았나 . 


책장을 넘길수록 이 회색의 단순함이 무관심과 단절, 그리고 선택하지 않음의 결과처럼 느껴진다. 이 책의 가장 큰 힘은 '설명하지 않는다' . 작가가 말하지 안는다. 색의 대비와 장면의 변화만이 있을 뿐. 


회색의 도시 속에서 아주 작은 색 하나가 등장한다. 


  아이와 함께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색이 돌아오는 장면보다 색을 선택하는 순간이었다. 누군가 먼저 색을 선택하고 그 선택이 주변을 바꾼다. 아이는 "한 명만 달라도 도시가 변하네"라고 말했고, 그 한문장이 이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다. <회색도시>는 환경 이야기이기도 하고, 사회 이야기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나의 삶의 태도'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철학 그림책이다. 





  페이지마다 멈춰서 보게 되는 회색들 속에서 미묘하게 다른 명암, 색이 스미는 방식이 아이들에게는 어떤 느낌일까. 나는 공허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받았다. 육아를 하면서 매 순간 고민의 연속이다. 나의 아이만 티비프로그램을 모르는 건 아닐까, 게임을 못하니까 친구들하고 못 어울리는 건 아닐까, 유투브를 안보여줘서 대화에 끼지 못하는 건 아닐까. ... 나의 아이만 회색일 것 같을 때가 있다. 세상을 바꾸는 거창한 목표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내가 좋아하지 않아서 내 방식대로 키우다보니 시대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으로 자라면 어쩌나 싶은 생각도 든다. 이처럼 다양한 방향의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다. 아이의 성장 단계마다 다시 꺼내 보게 될 것 같다. 나의 고민에 따라 이 책이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 같아서. 




아이와 나눌 수 있는 질문 3가지 


  1. 왜 이 도시는 회색이 되었을까?

  2. 색이 다시 나타났을 때, 사람들의 마음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3. 우리가 사는 도시에는 어떤'색'이 더 필요할까? 

  4. 지금 이 순간, 주변 모든 색깔이 사라진다면 너는 어떤 선택을 하겠어?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직접 읽어보고, 읽혀보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회색도시 #토르벤쿨만 #그림책서평 #철학그림책 #생각하는그림책 #초등그림책추천 #색의의미 #환경그림책 #아이와함께읽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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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은 힘이 참 세지! 책고래아이들 55
하정화 지음, 수피아 그림 / 책고래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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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궁금했던 책!

짜장면은 힘이 왜 세지? 맛있어서 좋아한다는 이야기일까? 

아이들과 그렇게 이야기하며 책을 펼쳤어요. 

엄마가 건네주는 

짜장면 두 그릇 들고 쫓아나갔는데

어느새 

고갯길 훌쩍 올라간 반장할머니



짜장면은 

힘이 참 세기도 하지!


동시를 읽는 순간, 엄마는 알았어요. 왜 짜장면이 힘이 세다고 하는 지..

하지만 아이들 모르더라구요? 

아이들 시각에서는 공감이 잘 안 될 수 있겠구나 했어요. 

그리고 이야기가 시작되었죠. 



전통카 타는 시골 할머니 이야기, 무릎 수술한 외할머니 이야기, 지팡이 짚고 길가던 할아버지...

그 분들은 얼마나 천천히 걸을까, 빨리 걸을 수 있을까. 

그제서야 알겠다! 동네 혼자 사는 할머니 드릴 생각에 신이나서 짜장면 들고 신나게 가셨다는 거구나. 



<짜장면은 힘이 참 세지> 동시집에서 이렇게 아이들시각에서는 공감이 어렵겠다 싶은 동시들이 제법 있었어요. 그래서 대화를 하며 함께 읽었는데, 마지막장을 넘기면서 감동을 받았죠. 



세상에, 동시해설이 있는 거에요. 

어떤 생각에서 글을 썼고, 어떤 마음으로 읽었으면 하는 작가의 바람을 담아서. 



이렇게 동시를 함께 읽고 

학교 친구들의 모습을 며칠 관찰하고 이야기 나눠서

직접 동시를 지어 발표도 했답니다. 



아이들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바탕에는 여러가지 분야의 책이 꼭 필요합니다. 

책육아 하시는 분들, 꼭 다양한 책을 읽혀주세요. 



#짜장면은힘이참세지 #책고래 #동시집추천 #초등동시 #아이와함께읽는책 #어린이시 #초등책추천 #그림책아닌동시 #국내창작동시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직접 읽어보고, 읽혀보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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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어져라 소원 일기장 독깨비 (책콩 어린이) 89
혼다 아리아케 지음, 김지연 옮김 / 책과콩나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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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일기를 참 많이 썼어요. 초등학교 6학년 졸업할 때가 되니 담임 선생님이 철끈(요즘 아이들은 모르겠죠)으로 묶어서 전시를 해주셨어요. 그때는 그냥 뿌듯한 정도였는데 그게 큰 자산이 된다는 걸 이제는 알죠. 


<이루어져라 소원 일기장>을 읽으며 아이가 그때가 생각났어요. 누구나 어릴 때 한번쯤 상상했을 것 같아요. 내가 일기장에 쓰는 대로 좋은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 1등을 했으면 좋겠다. 100점을 맞았으면 좋겠다. 혹은 부모님이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늘 다툰 친구와 내일은 아무일 없었던 것 처럼 인사했으면 좋겠다... 저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거든요. 일기장에는 다짐도 적지만 기도도 적었어요. 태풍으로 불어나는 강물에 집이 잠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며칠씩 쓰기도 했고... 



고헤이는 일기에 먼저 쓰고 그 다짐을 지킨다. 소재가 참 멋지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렇게 해보라고 권했다. 나의 다짐을 적고 그걸 실천으로 옮기는 게 쉬운 게 아닌데 .. 고헤이는 해내고 있었다. 

친구에게 편지를 쓰는 부분에서는 아이들에게 퇴고가 왜 중요한 지, 퇴고의 과정을 거쳐 글을 써야한다는 걸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는 부분이었어요. 




#이루어져라소원일기장 #소원일기장 #에세이추천 #일기장추천 #자기계발 #소확행 #기록습관 #일상기록 #마음정리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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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만드는 아이들 고래책빵 고학년 문고 21
이경옥 지음, 김민경 그림 / 고래책빵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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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뉴스에서 소창 공장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소창은 우리나라에서 만들 수 있는 원단 중 가장 건강한 직물이다. 한때 강화가 소창의 고장이었지만, 값싼 중국산이 밀려들면서 지금은 몇 곳만 남아 있다고 한다. 손으로 천을 짜고, 삶고, 말리는 그 수공업의 정신이 사라지는 게 참 안타깝다.



이렇게 전통이 점점 사라지는 시대에『바람을 만드는 아이들』은 참 따뜻한 책이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바람’은 부채를 의미한다.


요즘은 손선풍기나 에어컨이 생활의 일부가 되었지만,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부채는 여름의 필수품이었다.


책 속 아이들은 대나무를 깎아 부챗살을 만들고, 종이를 펴서 풀을 바르며, 전통 방식 그대로 부채를 완성해 간다.



그 과정이 마치 오래된 장인의 손끝을 보는 듯했다.

하나의 부채가 완성되기까지 흘리는 땀방울, 그리고 그 속에 담긴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바람을 만드는 아이들』은 단순히 부채를 만드는 이야기만은 아니다.

아이들의 눈을 통해 우리는 전통과 기술, 가난과 배움, 그리고 친구와의 관계를 함께 바라보게 된다.



그들의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부채는 단지 시원한 바람이 아니라, 잊혀져가는 ‘사람의 온기’를 다시 일깨워주는 바람이었다.



요즘같이 모든 것이 빠르게 바뀌는 세상에서,

이 책은 우리가 잠시 멈춰 서서 ‘손으로, 마음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든다.

아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조용한 울림을 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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