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드아도이의 리더 서른중반나이의 오주환님이 써내려간 청춘의 기록들.
어찌 보면 사적이고 지극히 개인적인 기록일 수 있겠지만 공감가득하며 잘 읽었다.
지금 인디씬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창작을 하고 앨범을 내고 공연을 하고 싶어하는
뮤지션으로서의 그의 모습과 고민들이 묻어나는 산문집이어서 더욱 그의 음악인생을 응원해 주고 싶어졌다.
필름출판사에서 뮤지션 에세이가 나온 적이 이번이 처음인듯 하다.
사실 나는 인디뮤지션들을 좋아해서 홍대공연장을 찾아다니며 공연을 보던 이십대시절을
보냈었다.
그때 불독맨션 언니네이발관 델리스파이스 롤러코스터등등~
그렇게 유명한 밴드가 아니어도 나에게는 인생곡을 선물해준 이십대청춘의 밴드들이다.
사실 아도이의 음악을 잘 모른다.
하지만 아도이밴드를 몰라도 오주환작가님의 글은 잘 읽힌다.
뭔가 호호할아버지가 되어서도 내가 하고픈 음악을 쭈욱 하고 싶다는 그의 간절함과 진정성이
느껴진달까?
난 어느 한 가지일에 미치도록 매달려본 적이 있었나?
잘살고싶은마음 에세이를 읽으며 나에게 질문을 해봤다.
오주환님처럼 아주 밑바닥까지 경험하고 그런 생활을 하면서도 나를 지켜낼 수
있었을까?
난 솔직히 그렇다고 자신있게 대답할 수 없었다.
오주환님은 고생이라면 지긋지긋하게 해 본 지금은 무직에 가까운 뮤지션이라고 솔직하게
밝힌다.
그렇게 말하는 그의 모습이 초라해 보이지 않았다.
앞으로도 오주환님은 잘 살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잘 살려고 노력하며 살 것이다.
섣불리 희망을 가지라
내일엔 내일의 태양이 뜬다~하는 누구나 던지는 위로의 말들이 없어서 난 더 좋았다.
이 세상은 누군가가 힘내!하고 외치는 말들로는 조금도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아도이의 음악도 이 책을 통해서 만나게 되었고 앞으로는 관심있게 들을 거 같다.
그가 글로써 말한 것들이 그의 음악을 통해서 묻어나온다면 난 그의 음악도 백퍼 좋아할 거
같다.
또 에세이를 써달라고 한다면 오주환님은 또 손사레를 치실 거 같다.
책의 마지막 에필로그에 아직도 책쪽에서는 신생아와 마찬가지라고 겸손히 써놓으셨더라.
에세이 중간 허수경시인님의 시집을 읽으며 밴드합주 준비를 했다는 부분
미국여행중에 마종기루시드폴의 서간모음집을 읽었는데 너무 좋았다는 부분을 읽으며 나도 꼭
허수경시인님의 시집을 사서 읽어야지 마종기시인님과 뮤지션루시드폴의 편지도 읽어야지 하는 생각했다.
오주환님은 잘 못 사는 사람이라고 자기소개를 했지만 내가 보기엔 잘 살고 있는 분
같다.
필름출판사에서 나온 신간에세이 잘 살고 싶은 마음
나만 뒤처져서 못 사는게 아니었구나~하는 위로도 쬐끔 앞으로는 잘 살거야~하는 격려도 쬐끔
받을 수있는 에세이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