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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이 부족한 세상이 온다면 - 식량 위기 시대, 기후 위기 대응부터 미래를 위한 식량 안보까지 ㅣ 알고십대 6
진중현.박현승 지음, 이혜원 그림 / 풀빛 / 2024년 9월
평점 :

지금은 조금 가격이 내려갔지만 추석 즈음의 사과 가격은 금사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비싸서 대체과일을 사 먹을 정도였다.
학창 시절 안동과 대구 사과를 지역 특산품으로 외웠었지만, 이제 더 이상 공식처럼 외우지 않아도 된다. 포천에 사과 과수원이 있고, 작년 즈음 방문한 그 추운 철원에서도 사과나무가 자라고 있어서 놀란 기억이 있다.
농업은 특히나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기후 변화로 인해 우리나라의 과일 등 작물 산지가 변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기후와 날씨의 영향은 농업의 생산량에 큰 영향을 주는데 그만큼 취약성도 높은 것이다. 이런 사소한 문제도 우리의 식생활에도 영향을 주기에 식량문제 전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고, 기후변화와 관련한 농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듯하다.
<식량이 부족한 세상이 온다면>은 식량이 무엇인가에서부터 식량 전반의 문제에 대한 전반을 이야기해주는 책으로 좀 더 깊게 식량 문제에 대한 내용을 접할 수 있다.
저자 진중현, 박현승님은 식물육종학자다. 진중현님은 인간의 삶에 필수적인 식량과 건강에 유익한 작물을 연구한다. 자연에 있는 식물이 어떻게 작물이 되어가는지 연구하고 이와 관련한 중요한 유전자들을 활용하여 유익한 식물을 개량하는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기후변화와 식물, 식량, 인류의 사회 문화적 전반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박현승님은 약용 식물, 기능성 식물에 대해 연구한다. 식물의 유전 정보를 바탕으로 식물이 가지는 다양성과 건강 기능성을 해석하고, 더 좋은 식물을 만들고 활용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우리가 겪었던 1970년대의 식량위기가 절대적인 식량 부족의 문제였다면, 현재의 식량위기에 대한 인식은 그때와는 다른 것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지금의 우리는 경제 성장으로 많은 식량을 수입하고 있어 절대적인 식량부족이나 문제를 느끼긴 어렵지만, '새로운 국제질서와 기후 변화, 물과 자원의 부족 등의 다양한 변화를 고려한 식량문제에 대한 이해과 대비를 고민해야 할 필요성을 언급한다. 유엔에서 언급하고 있는 '지속가능한 발전'의 중요한 축도 식량과 농업 분야라고 한다. 식량을 보다 잘 생산하고, 소비하고, 분배하면서 환경과 미래를 생각하 것 또한 중요한 가치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책의 목차와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장에서는 식량이 무엇인지, 세계 식량 문제, 우리 삶에서 식량이 가지는 의미, 식량의 분배 문제, 식량 산업과 경제발전 및 기후변화와의 관계를 이야기한다.
2장에서는 식량 부족 문제 전반을 이야기한다. 식량위기가 무엇인지, 기후변화가 식량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기후변화와 우리나라의 식량문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식량 생산기술 등을 다룬다.
3장에서는 우리나라의 식문화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식량과 관련한 정책등에 대한 깊이 있는 소개를 한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정책과 국제 공조에 대한 언급도 있고, 식량 산업 (종자 주권, 지식 재산권)의 문제도 간략하게 다룬다.
4장은 식량위기에 대비하는 내용들을 다룬다. 품종 개발의 노력, 기후변화 문제의 해결, 다양한 식품에 대한 접근, 개인이 할 수 있는 대안적인 실천 등 세계적 관점에서부터 개인적인 실천까지를 다룬다.


-책 속에서-
"식량은 단순히 우리가 먹는 음식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 국가 그리고 전 세계의 경제, 문화, 환경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식량을 생산, 유통, 소비하는 과정은 우리의 일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이죠. 그런데 이러한 식량 시스템이 현재 여러 가지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인구증가와 도시화, 기후변화와 자원의 고갈 그리고 전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은 우리가 누리는 식품의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어요. "
"기후변화로 생긴 식량 산업의 문제 상황에 대한 대처방안으로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고 이를 제거하는 방식과, 기후변화로 인해 불리해진 환경에서 동식물이 적응하여 생장하고 발육하도록 돕는 방식이 그것이죠."
" 선진국에서 에너지 사용이 늘자 석유가 무기화되어 에너지 가겨이 상승하고, 이에 대흥하여 바이오 에너지 기술이 개발되고, 저개발 국가 국민의 식량인 콩이나 옥수수가 바이오 에너지에 몰려 사용되었거든요. 설상가상으로 기후 변화 때문에 곡물 생산성이 줄어들고, 큰돈을 벌려는 투자(또는 투기) 흐름까지 나타나면서 상황이 매우 복잡하게 꼬여갔어요. ...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저개발 국가의 저소득층 사람들에게 돌아갔습니다."
" 전 세계 농업 시장은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사업하는 다국적 기업들 위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전 세계 각 나라에 종자, 비료, 농약 등을 공급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시장 점유를 늘리고 이익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사용하고 있어요."
"1950년대에 불과 25억 명이었던 인구가 무려 4배나 늘어나는 것이죠. 식량 생산 능력은 매년 1% 정도씩 증가하는데, 약 80억 명의 인구 중 10% 정도가 극심한 배고픔을 겪고 있습니다. 이 비율을 계속 늘고 있어요. 지금처럼 먹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이러한 풍요를 누리는 것은 잘 사는 나라의 잘 사는 계층의 특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식량의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는 나라라는 점을 다시 한번 기억했으면 합니다. "
식량 문제에 대한 넓고 깊은 주제와 내용을 다루고 있기에 식량과 기후변화, 국제정치, 정책 등 다각적인 요소를 접할 수 있고, 한층 더 넒은 시야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초등 고학년 아이에게는 조금 힘든 책이라 다 읽지는 못했다고 한다. 다만 목차와 관련 내용을 보면서 '종자주권', 다국적 종자기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져 관련한 영상을 찾아보고 있고, 관련 도서를 찾아볼 참이다.
보다 넓은 시각으로 식량 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하고, 식량이 부족한 세상에서, 기후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세상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실천하게, 고민하게 하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