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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조단 - 인디코믹스 2
김경호 지음 / 초록배매직스 / 2000년 2월
평점 :
품절
작가 자신이 세계 최초로 개념화했다는 '사회불평만화'-'돌아온 조단'에는 온갖 사회/문화적 코드들이 뒤범벅으로 섞여있다. 그래서 이 연작 만화들을 보고 웃으려면 이 코드들을 디코딩(decoding)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너무 걱정마시라. 황비홍과 마이클 조던 이 두 넘만 알면 줄거리 파악하는 데 지장은 없다. 홍콩 영화라면 영화관에서 돈내고는 절대 못 본다는 사람도, 연휴 때면 재탕 삼탕에 우탕탕탕까지 해먹는 재방송 덕분에 황비홍 나오는 영화 한 편 안 보기 힘들었을 것이다. 또한 동네방네 개나 소나 농구공을 갖고 놀게 만들어서, 학교 농구대를 한번 써볼라면 번호표 받고 줄서게 만든 넘이 바로 '에어' 조던이 아니었던가? 게다가 만화책이 수능교재도 아니고 줄거리 파악해서 어디에 쓸건가? 그냥 보고 웃자.
조단은 홍길동이요. 배트맨이다. 가요판을 점령해 버린 '붕어'들을 응징하고, 감옥에 잠깐 계시다가 나오면서 독립 투사 흉내를 내는 비리 정치인들에게 일격을 가한다. 하지만 그는 홍길동의 도술도 없고 배트맨의 배트카도 없다. 단지 정의감과 맨주먹뿐. 그래서 그는 슬프다. 그리고는 외친다.'아조(我趙)!' 때때로 아마추어리즘이 '인디'란 이름을 면죄부 삼아 상업화하려는 시도가 보여 불편할 때가 있다. 이 작품도 완성도만 따지자면 감히 일독을 권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작가의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어서 후속작이 나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