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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잔
에드가 라이스 버로스 지음, 안재진 옮김 / 다우출판사 / 2002년 11월
평점 :
다른 나라의 고전이 우리 나라에 들어와서는 아동용 동화 취급을 받는 경우가 더러 있어왔다. 그 대표적인 예가 <걸리버 여행기>일 터이니, 조나단 스위프트의 인간 세상에 대한 이 통렬한 풍자물이 완역되어 나온 것이 불과 한해 전의 일이다.
대개 '어린이 명작' 따위의 딱지가 붙은 채 읽혀왔던 이들 중 또 한편이 완역되어 나왔는데, 이번에는 그 이름도 유명한 타잔이다. 기성 세대에게는 여러 편의 할리우드 영화와 TV 시리즈로, 요즘의 어린이들에게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으로 익숙한 타잔의 본디 이야기를 온전히 읽을 수 있게된 것이다.
거의 한세기 전인 1912년에 연재가 시작된 이 소설을 읽어가면서 놀란 것은, 기존의 영화와 다른 원작의 차이점이나 작가의 문명 사회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 따위가 아니라, 바로 읽는 '재미' 그 자체이다.
영국에서 출발해서 아프리카의 밀림으로, 다시 미국의 농장으로 무대를 옮겨가며 벌이는 타잔의 모험담은 '인디아나 존스' 3부작이 보여주었던 스펙터클을 무색하게 한다. 더구나 타잔과 제인의 사랑이 겹쳐지고 엇갈리는 대목은 마치 주말 연속극을 볼 때 처럼 읽는 이의 속을 태우는 맛(?)이 있어, 정신없이 읽다가도 책의 마지막이 가까워지면 마음을 졸이며 아껴 읽게 된다.
허나, 너무 아쉬어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이제 시작일뿐 이 뒤로도 23편의 단행본이 이어진다고 하니, 얇은 주머니가 원망스러울 망정 후속편이 나오길 기다리는 즐거움 또한 어디에 비길 수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