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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다 다나카
구로다 다쓰히코 지음, 김향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03년 5월
평점 :
절판
하얀 실험복을 입은 나, 그리고 계속된 실험 끝에 오는 노벨상이란 영광, 어릴 때 부터 내가 키워 온 꿈이고, 난 지금도 그 꿈을 위해 공부하고 있다. 이런 나에게 '노벨상 수상자' 라 하면 하나의 동경의 대상이다. 나와는 너무 멀어서 손에 닿을 수 없을 것 같은 특별한 사람... 그런데 2002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다나카고이치상은 왠지 동경의 대상 이라기 보단 우리 주위에서 만날 수 있는 동네 아저씨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느낌이 나뿐 아닌 전 세계의 닿았는지, 세계는 이 특이한 노벨상 수상자에게 스포트 라이트를 비췄고, 신문은 연일 그에 관한 일거수일투족으로 가득찼다. 2002년 노벨상 시상식이 끝난지 어언 6개월 난 오늘 한 권의 책을 통해 그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멋지다 다나카> 내가 오늘 그를 만난 책은 이 책이다. 멋지다 보긴 왠지 웃음을 주는 그런 표정의 다나카상이 그려진 책이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인생은 새옹지마','우연이 가져온 기적' 이런 말드리 내 머리 속을 떠돌아 다녔다. 하지만 노력하지 않는 자는 우연이 가져다 준 행운도, 실패가 가져온 성공도 느낄수 없다. 그것들은 마치 네잎크로버와 같아서 안보이더라도 열심히 찾지 않으면 안되니까말이다. 하지만 다나카 상은 그 네잎크로버를 찾은 사람같다.
이 책을 보면서 다나카상의 연구 정신에 반했다. 승진시험 보는 시간조차 연구를 위해 포기하여 '만년 주임'인 그를 보며 언젠간 국어 선생님이 말씀하신 '열정은 재능이다' 란 말을 떠올랐다. 오늘도 다시 작업복을 입는 끝없는 열정, 그것이 바로 다나카상의 원동력이 아닌지... 물리 학자 리처드 파인만을 아는가? 그의 책을 읽다보면 그가 가진 권위에 대한 도전의식이 새로운 기술로 발전함을 볼 수 이다.
다나카상의 상식적이지 않은 면들에 대해서 또한 상식의 반대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독창성' 이라고 대답하는 그를 보며 문득 리차드 파인만이 생각났따. 상식을 거부하는 새로운 생각들 바로 과학을 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하는 기본정신이 아닌가 싶다. 다나카상에게 엔지니어로서 배울 점이 있다면 위의 두가지,즉, 열정과 상식의 파괴 이다. 한편 인간적으로 그에겐 '겸손' 이 있다. 거만하지도, 잘난 척 하지도 않는 그를 보며 겸손의 미덕을 볼 수 있었다.
이 책의 후반부에 서술된 그의 업적에 대한 이야기 들은 그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했고, 여러 분야에 도움이 되는 일을 했는지 알 수 있다. 그런데 읽다보면 전문적인 용어나 실험 방법들이 좀 어렵던데, 일반인을 위해서 쉬운 단어를 쓰거나 풀이를 해줬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또한 책을 읽으면서 일본의 기업내 연구 현실들을 보며 또 다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이공계 기피 현상에 대해 개탄 할 수 밖에 없었다. 기초연구를 위한 엄청난 투자, 자유로운 연구분위기,연구와 생산의 연계성, 정부적 차원의 제도 및 지원 등에 대해 생각해 볼수 있었다. 저자는 일본 현실에 대해 지적을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아직 우리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 같이만 들렸다.
한 명의 공학도로서 이 책은 나에게 엔지니어의 마음을 가르쳐 주고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이 사회에서 다나카 상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 역시 엔지이어의 마음을 배웠으면 좋겠다. 다나카상이 일하던 '시즈마' 회사엔 이런 말이 있다고 했다. 과학 기술로 사회에 이바지 하자고, 우리 나라에선 이런 말 아직은 먼 나라 이야기 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