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사이에 있는 그, 무언가,

냉정과 열정사이 - Blu ㅣ 냉정과 열정 사이
쓰지 히토나리 지음, 양억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시각은 사람의 사고를 제한시킨다. 무언가 상상할 시간조차 없이 확실히 보여주니까.. '냉정과 열정사이' 영화를 먼저 보는 바람에 내 머리속은 ' 아오이 ' 와 ' 쥰세이' 의 고정된 이미지로 차 버렸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걸, 감명깊게 봐버린 그 영화, 잊을 순 없으니까... 책으로 다시 보게된 '냉정과 열정사이' 그속엔 내가 미쳐 발견하지 못한 또다른 모습들을 알게 해준다.

영화에선 절제된 아오이의 마음을 알고싶어 rosso 를 먼저 읽었다. 차분한 일상의 서술, 하지만 그 속에 숨어있는 차가운 기억들과 따뜻한 추억들, 아직도 살아 숨시고 있는 쥰세이에 대한 열정, 그녀의 마음을 조금은 알수 있을것 같닸다.

Blu는 Rosso 보다 열정적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느낌도 그랬지만, 그 안에 일어나는 서술은 왠지 일상적인 아오이와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그의 직업조차도...그림처럼 사랑도 복원할수 있을까? 쥰세이의 복원사라는 직업 왠지 저런 생각을 떠오르게했다. 열심히 그림을 복원하는 그의 모습, 지나버린 사랑을 복원하고 싶은 그의 마음이 반영됬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Blu는 쥰세이의 이야기지만, 제목에서 느끼는 대로 파란 표지가 보여주는 파란 느낌 그대로 아오이(靑)로 가득차 있었다.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의 차이일까, 아오이와 준세이의 미묘한 감정의 차이일까 Blu와 Rosso는 확실히 달랐다.하지만 두권의 책은 하나로 연결되고 있었다. 같은 생각을 하는 두 사람에 의해서.... 피렌체의 두오모... 나도 언젠간 그 곳에 오르고 싶다. 냉정과 열정사이에 이쓴 그 무언가를 찾아서... 마지막으로, 내가 조금만 더 부지런했다면, 연재된 순서대로, 즉 Rosso 한편 Blu 한편 그렇게 읽었을텐데, 다시 한번 기회가 된다면 그렇게 읽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