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고양이가 죽은 날
그뤼 모우르순 지음, 한주연 옮김 / 찰리북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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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고양이가 죽은 날

찰리북





사랑하는 고양이가 죽은 날

만약에 이게 나의 일이라면 우리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참 많이 궁금했어요

아이들에게 죽음에 대해서 영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도 없고

종종 보는 아빠 농장의 동물들의 죽음을 마주하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이런 책을 보고 한번쯤은 읽어주고 싶었어요




어느날 학교에 다녀 왔는데 웬일인지 함푸스가 달려 나오질 않았어요

엄마는 청소 중이였고 금요일이였어요

아이는 함푸스를 찾았지만 엄마도 보지 못했다고 했어요

부엌 식탁에 앉아 가방에 든 색연필을 꺼냈어요

깨끗해진 바닥에서 상쾌한 냄새가 났고

음악으로 가득 찬 집에서 엄마가 노래를 했어요

구름을 다 그렸을때 옆집에 사는 엘리 아줌마가 문을 두드렸어요

그리고 믿기 힘든 말을 하셨어요

함푸스가 엘리 아줌마 집 지하실에 누워있다고, 죽은 것 같다는 이야기였어요


이제 겨우 한살인데..

오늘 학교 가기전에 밥도 잘 챙겨 줬는데

함푸스가 죽었다니.....



엄마와 함께 엘리 아줌마네 집 지하실로 들어갔는데

빨래 더미 너머로 매일 보던 귤색 털이 보였어요

엄마는 잠든 것 같다고 하셨어요. 정말 함푸스는 무척 조용히, 너무 조용히..정말로 자고 있는것 같았어요

엄마는 쥐약을 먹은거냐고 물었지만

쥐약이 아니라 두시쯤 자동차가 길에서 끼익하고 급정거 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하셨어요

엄마는 차에 치인것을 직감하셨죠


아이는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차에 치였으면 길에 쓰러져 있어야하는데

죽은 고양이가 왜 엘리 아줌마 지하실에 있는건지..

엄마는 차에 치이고 바로 죽지 않고 지하실 창문이 열린 걸 보고 들어온 거라고 하셨어요


함푸스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함푸스는 축 쳐져서 하늘을 보며 바람을 맞았어요

온 세상이 달라 보였어요. 심장이 쾅쾅 뛰고 활활 타올랐어요


친구들과 한자리에 모였어요

올레모튼, 토네, 동생 랏세 그리고 나

말하지 않아도 다들 함푸스에 대해서 알고 있었어요

다들 범인이 누군지 알고 싶어했죠

가게 아저씨가 자동차를 갖고 있고, 카슈타인 할아버지도 자동차를 갖고 있고, 볼리볼이라는 동네 택시까지

우리 섬에는 자동차가 이렇게 딱 세대 뿐이었어요


가게 아저씨의 자동차는 엄청나게 찌그러져 있었어요

토네는 가게 아저씨가 범인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가게 아저씨에게 물어보았지만 찌그러진 자국은 어젯밤에 생긴거라고 하셨어요

십자가에 맹세하고 부모님을 걸고 아니라고요


두번째 용의자 카슈타인 할아버지를 찾아 갔어요

하지만 카슈타인 할아버지는 자동차를 안쓴지 일년도 넘었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바퀴가 하나도 없었죠

바퀴는 할머니가 알록달록한 꽃들을 꽂아 놓으셨어요


마지막 용의자 볼리볼이라는 동네 택시 운전사의 집으로 갔어요

하지만 택시는 어디 찌그러진곳이 없었고

아이들은 택시 운전사 라일라 페테르슨 아줌마 집으로 들어갔어요

복권을 파는것 처럼 해서 들어갔다가 고양이가 죽었단 이야기를 꺼냈어요

그때 아줌마는 길게 한숨을 쉬며 이야기하셨죠

괜찮겠지 했다면서...

엘리 씨 집을 지나가던 중이었는데

갑자기 범퍼에서 쿵 소리가 났다고했어요 급브레이크를 밟았더니 고양이 한마리가 튀어나와서 엘리씨네 지하실로

쪼르르 사라져버렸다고 했어요

보기에 아주 쌩쌩해 보여서 그렇게 될줄은 몰랐다고요



고양이 살해범!! 이라고 아이는 소리쳤어요



다음날 아이들은 함푸스의 무덤을 만들어 주었어요

아이들은 노란 금잔화와 하얀 데이지를 꺾어 왔죠

엄마랑 아빠 엘리아줌마, 카슈타인할아버지,가게 아저씨 계산대 아줌마도 오셨어요


아이는 구멍 안에 관을 내려놓고 함푸스를 위해 지은 시를 낭송했어요


귀엽고 사랑스럽던 함푸스

양털 옷이 잘 어울리던 함푸스

잘 익은 귤처럼 예쁜 노을처럼 반짝이던 너

함푸스,함푸스,사랑하는 우리 고양이

너를 잊지 않을게



안녕 함푸스


모두 함께 함푸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어요


돌아보니 저 아래 길가에 그 아줌마가 서있었어요

어제 저녁 아줌마가 범인이라고 엄마에게 말하자

엄마는 이해 못할 소리를 하셨죠


가엽다고

엄마가 왜 가엽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어요

엄마는 누구한테나 사정이 있다며 페테르슨 씨는 가진 게 많지 않다고 하셨어요, 가족도 없고

하지만 아이는 아줌마가 전혀 가엽지 않았어요


집에 돌아오니 펑펑 울고 싶어졌어요

며칠 몇달 몇년 계속 계속 울면서 함푸스를 생각하고 싶었죠


넌 정말 아름다워

널 진심으로 사랑해

진심으로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이 책은 참 마음이 아프고 슬픈 책이였어요

책을 읽고 나서 아이들과 저는 한참을 함푸스를 떠올릴 수 밖에 없었어요

차에 치여서 그렇게 쓸쓸히 혼자서 무지개 다리를 건넜던 함푸스,

그런 함푸스가 왜 죽어야 했는지 누가 가엾은 함푸스를 그렇게 만든건지

자신들의 힘으로 범인을 찾고자했던 아이들을 보면서

어떻게든 자신들이 사랑하고 아꼈던 고양이 함푸스의 죽음에 대한 의문을 꼭 풀고 싶었나 보다 생각이 들었어요

택시 운전사 아줌마가 함푸스를 치였다고 했을때 아이들의 심정은 어땟을까요?

정말 믿을 수 없었을것 같아요.

그리고 고양이를 치어놓고도 괜찮을 줄 알고 그냥 가버린 아줌마가 야속했을것 같아요


제목이 왜 사랑하는 고양이가 죽은 날 인줄 알겠더라고요.

사랑하는 고양이가 죽은 날, 그게 우리 일이라면 우리는 어떤 일을 할까 떠올려보았는데..

책 속 아이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마음을 달래었어요

그리고 마지막에 아이는 말해요 며칠 몇달 몇년 계속 계속 울면서 함푸스를 생각하고 싶다고..

우리는 그렇게 아이들이 슬플때는 슬프해도 된다고 알려줄 수 있었던것 같아요


죽음에 대한 책이라고 했는데 죽음 뿐만 아니라, 죽음을 맞이 했을때 느끼는 감정을 어떻게 해야할지

그런 부분까지 이야기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것 같았어요

처음에는 믿지 못했고, 믿지 못하다보니 정말인지, 진짜라면 누가그랬는지 그 과정을 통해서

정말 사랑하는 고양이가 이제는 이세상에 없다는걸 알게되고, 그렇게 고이 장례를 치뤄주고...

그리고 오랫동안..마음에서 원하는날까지 슬퍼하리라고..


저와 아이들은 이 책을 읽고 한참을 말이 없었어요

이제 정말 함푸스가 아이들의 곁을 떠났다고 생각하니 슬픈감정이 이입되었거든요..

그리고 어른들에 대한 화도 났을것 같고..


저는 다시 한번 차 조심을 강조하기도 했어요

너희들도 찻길 건널때는 항상 차를 조심하라고...



우리아이가 자신이 기르던 반려동물이 죽은 날, 그 아이의 감정은 어떨까? 한번 쯤은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어요.

정말 믿겨지지 않고 슬픈일이겠지만.. 실컷 슬퍼하게 두는것 또한 반려동물을 보내는 방법이니..

그 또한 괜찮다고 이야기해 줄 수 있을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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