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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잠 ㅣ 꿈꾸는 작은 씨앗 28
루시아 코보 그림, 호세 라몬 알론소 글, 길상효 옮김 / 씨드북(주)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제 5회 이베로아메리카 일러스트레이션 아너 멘션 상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상을 수상할수밖에 없게 그림이 너무 좋더라고요
계절이 바뀌는 모습들을 너무 아름답게 표현하셔서 읽고 나서도 그림으로 힐링했어요
홀로 남은 들판에 가을이 불어와요
숲을 서성이며
여름에 남긴 마지막 열매들을 거두어요
그 손길에 씨앗들이 조롱조롱 매달려요
날이 하루하루 추워져요
낮이 하루하루 짧아져요
바위틈을 따라 깊이깊이 파고드는 사이
온 세상은 새하얀 눈 이불을 덮고
겨울은 긴긴 잠을 내려주어요
어느 아침, 얼음 아래로 배어든 햇살에 배속이 꿈틀
오래 굶어서는 아니에요
긴 잠 털어내며 나서는 발걸음을 햇살이 가만가만 어루만져요
배 속을 톡톡 두드리는 작은 발길질
그리고 봄
책이 한편의 시집을 보는듯해요
그리고 가을에서 다시 봄이되는 과정과 엄마곰이 아이를 출산하는 과정을 비슷하게 묘사했더라고요
배속이 꿈틀.. 그것은 아기 곰을 이야기하는거였어요
아기곰에게도 어두운엄마뱃속에서 밖으로 나오는 그 순간이 봄
엄마에게도 봄
그리고 진짜 계절도 봄이 되었어요
너무나도 아름답게 묘사된 봄..
아이가 책을 다 읽고 나서 책 뒷 표지를 보더니
어?. 하면서 표지를 펼쳐보더라고요
앞표지와 뒷표지가 이어지면서 큰 곰모양의 푸른 자연모습이 나왔는데요
아이가 보자마자
엄마 이건 봄이이에요~ 라고 했어요
아이도 그게 봄이라고 느꼈나 보더라고요.
그림안에도 자연의 모습을한것 같기도 곰의 모습을 한것 같기도한 장면들도 너무 인상깊었고
엄마 배속이 꿈틀하면서 엄마 배앞에서 새싹이 돋는 장면도 아기곰을 연상케 했어요
날이 하루하루 추워지고 낮이 하루하루 짧아진다고 표현하는 장면에서 아이는 이제 겨울이되려나 봐요 하더라고요
글귀도 너무 아름다웠어요
한편의 시집을 보는듯한 글들, 그림만으로도 많은 것을 떠올리게 했던 그림책
아이들에게 따뜻한 감성을 불어넣어주기에 충분했던 책 같았어요
그저 계절이 변하는게 아니라 계절의변화 속에서 우리의 삶도 계속 변화되고있고
그 변화속에서 봄이라는걸 맞이하는데 계절의 봄 처럼 따스하고 포근하고 아름답다는걸
은연중에 알려주는것 같았어요
항상 우리가 우리 인생의 봄날 이라면서 좋은날을 봄에 많이 비유하는데
아이들에게도 겨울잠 뒤에 오는 봄날을 이렇게 감성적으로 들려주니 너무 좋더라고요
봄은 생각만해도 따뜻하고 싱그럽고 아름답잖아요
엄마곰이 아기곰을 낳고 아기곰을 만났을때 처럼요
엄마도 너희들을 만난 그때가 봄같았어~ 하니 둘째는 자기는 봄에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왜 봄이냐고하고
첫째는 봄처럼 따뜻하고 아름다웠어요? 라고 이야기하네요 역시 이럴땐 큰놈이 낫네요
난 엄마를 만난 그 봄날이 잘 생각안나는데~ 라며 능청을 떨었지만
그렇게 말해줘서 너무 고마웠어요
아이가 날 만난 날이 자신에게 봄날이였다니 말로만으로도 너무 행복했네요
이제 곧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려고해요
물론 예전의 봄과는 달리 지금은 봄이 오면 황사, 미세먼지부터 걱정해야하지만...
그래도 봄이라는것이 얼어붙어있던 몸과 마음을 녹여주긴하죠
지금 같은 겨울에 따뜻한 봄을 기다리며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면 참 좋을것 같은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