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플레이어스 포럼에서 간단하게 멘붕게임에 대해서 소개를 했는데소개   분들께서  다른 멘붕 질문들은 어떤게 있는지 물어오셨다 자리에서 소개했던 것은 철학에서 '동일성문제로 다뤄지는 것이었는데아이가 4살이 되면서 이전보다  재밌게 했던  같다아이에게 끝없이 딜레마를 주고 어떻게 답을 하도록 만드는 건데 일단 시작하면 30 정도는 너끈하게 때울  있다 이상은 집중력 문제로 어렵지만여기에 정리해둔질문들 중에 내가 독창적으로 생각한 딜레마는 전혀 없다모두 철학적 딜레마를 아이 버전으로 조금씩 가공한 수준이라 유치하지만아이 대답을 듣고 있으면 가끔 '우아할 정도로아름다운 생각이 나와 놀랄 때가 있다그건  아이가 특별하기 때문이 아니라 아이들의 세계가 여전히 특별할 정도로우아하고 아름답기 때문일 것이다기억나는 대답  하나는, "아빠엄마가  아빠라는 것을 어떻게 아느냐?" 물음에 "엄마아빠의 냄새에서  있어엄마에게는 공주 냄새가아빠한테는 왕자 냄새가 "라는 대답은 지금도 너무 황홀해서 잊을 수가 없다내게 발냄새가 아니라땀냄새가 아니라 왕자 냄새가 난다니.


어제는 영상통화 화면 속에 있는 엄마는 진짜 엄마인가가짜 엄마인가를 두고 대화했다놀랍게도 아이는  엄마는 다른 엄마라고 주장했다  진짜 엄마지만 같은 엄마는 아니라는   반박을 했지만 아이는  엄마는 다른 엄마라고 끝까지 자기 주장을 고수했다아이의 주장에는 그러면 어떤 의미가 있을까먼저는 영상통화로 엄마를 만난  엄마를 만난게 아니니까 빨리 집으로 오라는 뜻이 거기 있고둘째는 그래도 영상통화로라도 엄마를 만나서 좋다는 뜻이 거기 있다그런 점에서 아이의 처지에서는 수긍할 만한  엄마-존재론이라고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멘붕 게임은 쉽게 말해 아이용 딜레마 게임이다그리고  게임의 가장  효용은 세상에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도 많다는 세상은 모호한구석이 많고누가 답이라고 말하는  역시 답이 아닐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아이에게 알게 해주는데 있을  같다.


멘붕게임에서 활용할만한 질문들을 생각나는 대로 정리해두겠습니다.

멘붕게임이 뭔지는 여기에 적혀 있습니다.-> http://spermata.egloos.com/2180732

멘붕게임에서는 질문자가 답을 주는 것은 피하고, 아이의 대답한 '주장'에 대해 '근거'를 말할 수 있도록 유도해 주세요.
말꼬리 잡기가 되어도 좋습니다. 아이가 왜 그런 주장을 세웠는지, 그 주장 혹은 근거의 문제점을 지적해주면서 아이들이 논증을 강화해나가도록 도와주시면 됩니다. 누워서, 혹은 너무 피곤할 때, 자동차 안에서 심심할 때 하기 좋은 대화감일 수 있습니다.
멘붕게임은 아이의 논증 능력을 키워주거나 '확실한 것'은 세상에 별로 없다는 것을 가르쳐줄 수 있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1. 만약에 아빠와 키티가 물에 빠지면 누굴 구해줄거야?

2. 태어날 때 너는 말도 못했고 키도 지금보다 작았지만 지금은 말도 잘하고 키도 많이 컸어. 
    그럼 그 때의 너와 지금의 너는 같은 너일까, 다른 너일까?

3. 아빠는 네가 태어날 때 지금보다 더 날씬했고 젊었는데 지금은 뚱뚱하고 조금 늙었어. 
    그럼 내가 네 아빠라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어?

4. 불은 위험하지? 위험한 것은 좋지 않은거지? 
    그럼 불을 끄면서 위험한 일을 하는 소방관 아저씨는 좋지 않은 일을 하는거야?

5. 너는 쇠고기 좋아하지? 네가 먹는 쇠고기는 아빠 소 아니면 엄마 소일텐데 아기 소는 어떻게 된 걸까? 
    엄마 소를 먹어도 되는거야? 

6. 강아지는 때리면 소리를 내지? 생명이 있는 것은 아픈 것은 싫어해. 
    그러면 나무, 꽃, 풀잎도 생명이 있으니까 아플까? 아프지 않다는 걸 어떻게 알지?

7. 영상통화 속에 있는 엄마와 실제 엄마는 같은 엄마일까, 다른 엄마일까? 같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영상 통화 속의 엄마는 가짜일까, 진짜일까?

8. 장난감 자동차는 진짜 자동차야 가짜 자동차야? 장난감 자동차가 가짜 자동차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어? 
    장난감 자동차도 지금 눈 앞에 이렇게 있으니까 진짜로 있는거잖아. 가짜하고 진짜를 어떻게 구분해?

9. 흰색은 색깔이 있는거야 없는거야? 숫자 0은 있는거야 없는거야? 
    흰색도 색이 있으니까 흰’색’인거야, 아니면 흰색은 아무 색도 없어서 흰색인거야?

10. 공룡을 왜 ‘공룡’이라고 부르는거야? 공룡을 ‘코끼리’로 부르면 안돼? 
      공룡을 ‘룡공’이라고 부르면 왜 안되는거야? 

11. 1시간은 왜 60분인거야? 누가 그렇게 정한거야? 

12. 넌 어디서 왔어? 혹은 엄마 뱃 속으로 오기 전에 어디있다가 온거야? 여기 온 이유는 뭐야?

13. 기차에 150명이 타고 있었어. 만약 기차를 그대로 내버려두면 기찻길이 고장이 나서 150명이 모두 죽는거야.
      그런데 그 나라의 왕이 고장난 위치까지 기차가 오지 않도록 마을에 살고 있는 뚱뚱한 사람 하나를 골라서
      기찻길에 매달아 두라고 하는거야. 그러면 기차에 탄 150명이 살 수 있는거지. 
      만약 네가 왕의 신하라면 150명을 위해 뚱뚱한 사람을 잡아 묶어둘꺼야?(물론 묶어둔 사람은 죽겠지?) 
      어떻게 할래?

14. 지금 아빠는 ‘약’을 하나 갖고 있어. 이 약을 먹으면 3살로 돌아갈 수 있어. 먹을래? 왜 안 먹고 싶어? 
      먹으면 어린이집, 유치원 다 안가도 되잖아..

15. 동물들은 옷을 안 입잖아. 그런데 왜 사람은 옷을 입는거야? 사람은 동물이야, 동물 아니야?  

16. 구라구라 아일랜드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거짓말을 한다고 해.
      근데 아빠가 이 이야기를 누구한테 들었냐면 구라구라 아일랜드에 사는 김구라씨에게 들었어. 
      그러면 김구라씨가 한 말은 거짓말이야, 아니야?

17. 선재는 매일 아침 유치원을 가야해. 그건 아빠하고의 약속이야. 유치원 안가는 어린이는 나쁜 어린이지? 
      그런데 아빠가 아침에 눈을 떴는데 너무 아픈거야.
      그래서 선재한테 오늘 유치원 가지 말고 아빠하고 같이 있자고 했어. 
      그러면 선재는 어떻게 할거야? 갈거야 말거야?

18. 밖에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이제 먹을 게 없어. 그리고 10일이나 굶어서 배가 너무 고파. 
      그런데 집에서 우리가 키운 강아지 한 마리가 있어. 아빠가 강아지를 잡아 먹자고 해. 그러면 먹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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