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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가 아니면 죽음을 ㅣ 스토리콜렉터 99
제프 린지 지음, 고유경 옮김 / 북로드 / 2022년 1월
평점 :
“자유 아니면 죽음을 달라!”
페드릭 핸리의 연설 중에 등장하는 유명한 문구이다. 이 책의 주인공 라일리 울프는 대신 이렇게 외친다. “다이아몬드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돈많은 상류층들을 대상으로 대담하고 치밀한 절도 행각을 벌이는 괴도 캐릭터는 지금까지 여러 소설들에서 등장해왔다. 대표적으로 셜록 홈즈와 대립각을 세우기로 유명한 아르센 뤼팽부터 시작해서 명탐정 코난에 등장하는 괴도 키드 등 다재다능하고 매력적인 괴도 캐릭터들은 꾸준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덱스터》시리즈로 잘 알려진 저자 제프 린지가 전작의 잔혹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리숙한 킬러 덱스터에 이어 이번엔 라일리 울프라는 새로운 주인공을 등장시킨다.
변장술의 귀재에 뛰어난 두뇌, 과감한 실행능력까지 갖춘 라일리 울프는 한번 목표로 점찍은 것은 반드시 훔쳐내기로 악명이 높다. 고가의 귀중품은 물론이요 그것이 비록 12.5톤에 육박하는 거대한 동상일지라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라일리는 이에 만족하지 못한다. 일이 쉽게 풀릴수록 왠지모를 불안함에 빠지고, 그러하기에 더 어렵고 위험천만한 일을 자처한다. 쉽게말해서 불가능에 도전하는 아슬아슬한 스릴과 경악하는 사람들의 반응을 즐긴다랄까. 그러던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무게 182캐럿, 너비 38mm, 길이 25mm, 두께 10mm의 세계 최대의 사이즈를 자랑하는 핑크다이아. 그 이름도 유명한 다리 야 에누르(The Daria-i-Noor diamond, 빛의 바다)이다.
(출처: Wikipedea 영문판)
그래서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찾아야 했다.
불가능할 정도로 터무니없고, 상상조차 할 수 없고, 어리석고, 완전히 말도 안 되는 강도질. 반드시 이런 일을 해야했다. (p.24)
이란 왕실과 미국 간에 관계 개선을 위한 국보교환을 빌미로, 다리 야 에누르 또한 다른 황실 보물들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오기로 예정되어있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라일라가 이 기회를 놓칠리가 있나. 하지만 명성이 명성인만큼 다이아몬드를 손에 넣는 과정은 쉽지않다. 삼엄한 감시와 최첨단 보안시스템은 물론이요 운좋게 훔쳤다고 쳐도 추적에서 벗아날 수 없다. 오죽하면 라일라 스스로도 불가능을 선언할 정도니 말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지금껏 라일라의 뒤를 밟아왔던 FBI요원 프랑크 델가도마저 그의 뒤를 바짝 추적해온다. 그렇다고 얌전히 다이아몬드를 포기하고 마음을 접겠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말이다. 역시 이래야 우리의 괴도답지.
왠만한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저리가라할 정도의 전개에 저절로 손에 땀을 쥐며 보게된다. 읽다보니 어느섀 이 대담한 도둑에 마음을 빼앗기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라일라도 라일라지만 라일라의 애인이자 동업자, 그리고 뛰어난 미술품 위조범으로 등장하는 모니크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다이아몬드가 아니면 죽음을. 라일라는 과연 지금껏 이어왔던 행보대로 세계적인 명성의 다이아몬드을 손에 넣을 수 있을까? 라일라의 활약상이 이번편으로 끝나는 줄 알고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뒤늦게 시리즈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즐거워했던 사실은 덤이다. 라일라의 게임은 이제 시작되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