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이사이드 클럽 스토리콜렉터 83
레이철 헹 지음, 김은영 옮김 / 북로드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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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종이책을 접했습니다. 요즘 전자책에 푹 빠져 살았기에 종이책을 접한 것을 정말 오랜만이지요. 북로드의 스토리 콜렉터 시리즈로 출간된 레이첼 헹의 신작《수이사이드 클럽》이 그 책입니다. 축복받은 유전자들의 반란이라는 부제를 안고 있는 책, "내겐 영원한 삶을 포기할 권리가 있다!"라는 글이 충격을 안겨 주네요. 영원히 살기를 바랬던 진시황이 이 책을 봤다면 어떤 생각이 들었을지 궁금해지네요. 2019년 우리나라의 기대 수명은 83세로 나와 있네요. 그런데 책속의 인간 수명은 300세라니 이것을 축복이라 말해도 될까요? 이제 백년도 못사는 인생이란 말은 쓰지 못할듯 싶어요.

 

의학의 발전으로 인간의 기대 수명은 나날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더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되었지요. 부모님이 물려주신 신체로 길게 산다면 더 좋겠지만 기계도 어느 정도 쓰면 낡아 부품을 교체해야 하는데 하물며 생명체는 더 말할 나위 없겠죠. 인공장기로 교체해가며 산다면 100년을 산다는 것도 가능하단 생각이 들긴해요. '수이사이드 클럽'은 100세 생일 파티를 하는 장면을 보여주는 것과 100살이 된 어떤 남자가 스스로 삶을 종료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삶을 연장해 가는 것이 선택이라면 죽음 또한 선택이라는 말이 되겠죠. 지금 시대(2020년)도 100세를 넘기는 분들을 드물지 않게 만나 볼수 있습니다.

 

뛰어난 유전자를 물려받아 '라이퍼'로 정해진 사람, 누구나 다 라이퍼가 되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주인공 레아 기리노의 오빠 새뮤얼 기리노가 레아보다 40년 먼저 태어났지만 비라이퍼(수명 비연장자)로 분류되어 노화와 질병을 겪다 일찍 삶을 마감했다는 것을 보면 말이죠. 이것이 우리가 아는 자연스런 삶인데 ​라이퍼와 비라이퍼의 차이점은 뭘까요? 라이퍼로 선택된다 해도 현재로선 그런 삶을 살고 싶지는 않네요. 피를 교체하고 장기를 교환하며 피부를 인공적으로 이식해 젊고 건강하게 살아간다? 레아 기리노는 100세의 나이에 자손들을 앞에두고 죽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닌 젊은 육체를 가지고 연인을 둔 삶을 살아가죠.

 

우리나라는 출생률이 낮아지며 노인이 더 많은 고령사회로 들어 갔으며 현재대로 나간다면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가 된다고 합니다. 지금대로라면《수이사이드 클럽》​속의 생명연장이 필요할 수도 있겠네요. 예전에는 단순히 재미로 읽던 책이지만 갈수록 소설 속의 내용을 닮아가는 현실이 무섭게 느껴집니다. '수이사이드 클럽'은 영원한 삶을 지양하는 정부에 맞선 사람들의 '자살모임'을 말하는 것입니다. 레아 기리노는 가벼운 교통사고를 당한 후 정부의 감시명단에 오르게 되면서 '수이사이드 클럽'에 대해 알게 되지요. 88년 전 사라진 아버지를 다시 만나고 어떤 길을 선택하게 될런지 알게 하는 것은 책을 읽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둘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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