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과 정의 - 문학으로 읽는 법, 법으로 바라본 문학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안경환.김성곤 지음 / 비채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 책을 접하면 제목에서 막막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반인인 나에게 있어 법은 어려운 부분이니까. 더구나 폭력과 정의를 어떻게 하나로 설명할 수 있나 하는 의문도 들었다. 물론 이것은 책을 펼치기 전 미리 겁을 먹은 것에 불과했지만. 변호사이자 대학교수로 재직했던 사람이 쓴 글이라 딱딱할거란 선입견을 가졌다 할까나. 소설이나 영화로 비유하며 설명해주니 생각보다 쉽고 재미나 술술 읽혀 내려갔다. 읽은 소설들의 제목을 접하며 다시 기억을 되새겨보는 시간도 되었다. 정유정의《7년의 밤》, 황선미의《마당을 나온 암탉》, 영화 <엽기적인 그녀>, <설국열차>, <부산행>등.


"한 외진 소읍 모퉁이에서 클레어런스 얼 기디언이 연필로 자신의 사연을 적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그 사연에 대법원이 귀를 기울이지 않았더라면 미국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p.134) 배고픔을 견디다 못해 빵 하나를 훔친 죄로 죄인이 되어야 했던 장발장은 연상케 하는 '얼 기디언'의 <기디언의 트럼펫>을 보며 '죄인도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처음부터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더라면 기디언은 오랫동안 고통받지 않았겠지만 그가 있어 법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었다.

한 권의 책을 통해 다양한 소설과 영화를 만나보는 시간이 되었다. 특히《해님 달님》,《빨간 모자》,《백설 공주》등을 통해 성차별을 이야기하는 것은 특색있었다. 동화를 읽었어도 그것이 성차별이란 생각은 못해봤으니까. 남성들의 편견을 잘 보여준 영문학의 고전《선녀여왕》, 아담의 아내는 흙에서 창조된 릴리스라는 여성이었는데 그녀가 도망감으로서 아담의 갈비뼈로 이브를 만들어 준 것이라는 히브리 신화~ 그런 일도 있었어?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헌법 제1조 1항, 2항에 나오는 내용이지만 그것을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민주주의에서 힘은 곧 권력이니까. 성매매여성의 헌법적 권리를 정면으로 내세웠다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라는 영화 꼭 찾아보고 싶어. 무소속 국회의원으로 출마한 성매매여성 고은비는 당선되었을까 그것도 궁금해. 영화를 본 사람은 결말에 대해 알테고 나도 책을 통해 알지만 새로 이 책을 읽을 독자들을 위해 궁금증으로 남겨두는 편이 좋겠지. 영화보다 책을 통해 문화 생활을 즐기는터라 책속에 소개된 영화 중 모르는 것이 더 많다.

강우석 감독의 코미디 영화 <생과부 위자료 청구 소송>도 그중 하나다. 재미난 것은 남편을 상대로 소를 제기한 것이 아니란 점, 과부가 남편이 죽은 여자를 말하는 것이라면 생과부는 남편이 있음에도 부부생활을 못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겠지? 그럼 그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 명성기 변호사(일산그룹 측 변호인)과 이기자 변호사(이경자 변호인)은 부부지만 변호사로서 재판을 벌여야 한다. 책속에서 모르는 단어 발견 '민춤한'이 '미련하고 덜되다'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여기서 원고가 이경자라면 피고는 회사일까 국가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