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에 이르는 병

사형에 이르는 병
구시키 리우 지음, 현정수 옮김 / 에이치 / 2019년 11월

《살육에 이르는 병》을 떠올리는 제목《사형에 이르는 병》 , 저자 이름을 보기 전에는 두 책이 동일 저자의 것으로 착각을 했었다. 시리즈로 생각했던 것, 연쇄살인마 하이무라 야마토에게 편지를 받은 평범한 대학생 가케이 마사야, 살인마는 주인공 마사야에게 친절했던 어린 시절 동네의 빵집 주인이었다. 친절하고 상냥했던 그가 어린 소년·소녀들을 잔혹하게 살해한 연쇄살인범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을때 주변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 아니 믿지 못했다. 어떤 오해가 생긴 것 아니냐며 그를 편들어 주었던 사람들이 많았다. 하이무라 야마토는 왜 많은 사람들을 제쳐두고 가케이 마사야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낸 것일까?

소년4명과 소녀 4명 그리고 성인 여성 1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으로 현재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하이무라 야마토는 다른 죄는 다 인정하되 성인 여성은 살해하지 않았다며 항소중이다. 8명이나 9명이나 살인을 저지렀고 사형이 구형되었다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굳이 왜 그것을 나누려는 것인지 이상해. 거절하지 않고 받아들인 가케이 마사야도 평범함에서 벗어나 있다. 어린 시절 천재 소리를 들으며 주변의 칭찬을 받아왔지만 고등학교에 입학하며 자신이 천재가 아니란 것을 깨달게 된 마사야,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실패한 후 현재 원치않는 3류 대학을 다니며 주변을 무시(?)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훗~ 딸이 어렸을때 배움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빨라 천재인줄 알았는데 자라면서 다른 아이들도 같은 과정을 거친다는 것을 알고 실망했던 기억이 났다. 가케이 마사야의 부모 또한 같은 과정을 거치며 기대했던 자식에 대해 실망하기도 했겠지. 부모가 되고서야 자식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느 부모나 우리 아이는 천재일거란 기대를 가지게 되지. 다시 소설로 돌아가서 9번째 살인사건에 대해 조사하면서 가케이 마사야는 하이무라 야마토의 매력에 푹 빠져들어간다. 아니 그의 살인이 주는 마력에 푹 빠져들어갔다는 말이 옳다. 마사야 또한 사람을 살해하고 싶은 욕망을 느끼게 되었으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9번째 피해자인 성인 여성을 살해한 것은 하이무라 야마토가 아니란 것, 진실이 밝혀져서 좋은 일이 있는가 하면 진실이 감춰지는게 더 좋은 일도 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취향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하이무라 야마토와 같은 연쇄살인범에게도 그것은 존재한다. 그것은 그에게 선택되고 살해당한 피해자들을 살펴봐도 드러난다. "마지막 그 여자는 내가 죽이지 않았어. 누명을 벗겨줘!" 과연 가케이 마사야가 밝혀내는 진실은 무엇일까? 테드 번디, 안드레이 치카틸로, 존 웨인 게이시, 제프리 다머, 잭 더 리프 등 책속에는 실제 있어왔던 연쇄살인범들이 등장하고 그들이 어떤 상대를 범행대상으로 골랐는지도 나와있다.

피해자들을 살해 마당에 묻어다는 하이무라 야마토, 거실 창문에서 마당을 바라보는 것이 좋았다고 고백하는 야마토를 평범한 사람이라 말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살해하는 것도 병일까? 그것도 주변 사람을 전염시키는 효과가 있을까? 연쇄살인범 하이무라야마토의 과거를 조사하며 그에게 물들어가는 가케이 마사야를 보면서 살인이라는 병이 강력한 전염병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니란 것을 알려주는 책, '연쇄살인'이란 세 군데 이상의 서로 다른 장소에서 각기 다른 피해자를 대상으로 개별적인 살인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네이버에 연쇄살인을 치니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 이춘재가 뜬다. 연쇄살인과 연속살인의 차이점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