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시드
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조호근 옮김 / 비채 / 2019년 8월
평점 :
품절


3천년의 세월을 살아온 사람, 그런 사람이 존재 할 수 있을까?  정신과 육체는 하나다. 즉 몸이 망가지면 정신 또한 망가진다는 의미다. 그런데 몸이 쓸모를 다하면 다른 몸으로 옮겨갈 수 있다면? 가능하다면 영생불사를 노력봄직하다. 여자 주인공 아냥우는 300년을 살아온 검은 피부를 가진 흑인 여성이다. 반면 고대 이집트 누비아인의 12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도로는 어린 나이에 죽음을 맞게 되고 위기의 순간 특별한 능력이 발휘된다. 다른 사람의 신체를 빼앗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도로가 삼천년을 살아올 수 있던 비결이다.


평범한 사람에 비해 3,700년을 산다는 것은 영원에 비견될만 하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지켜보며 그렇게 오랜 세월을 산다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이기만 할까? 예전에 재미나게 봤던 tvn 드라마 <도깨비>를 보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 김신(공유)는 도깨비로 오랜 세월 살아오면서 사람들의 죽음을 지켜봐야 했다. 그의 짝으로 지정된 지은탁(김고은) 또한 귀신을 본다는 것이 특별할뿐 단명하는 평범한 사람을 살아야 하는 인간에 불과하다. 불멸의 삶을 끝내기 위해 인간 신부가 필요하다는 그를 위해 준비된 여인.


아~ 호텔 델루나의 여주인공 장만월(이지은)도 천년도 넘는 세월을 살아온 불멸의 인간(?)이다. 상대역인 구찬성(여진구)가 귀신을 볼수 있다는 점에서도 지은탁과 비슷하네. 아냥우를 배우자로 택해 특별한 일족을 만들어 내려는 도로, 그의 목표는 자신과 같은 영생불멸의 인종을 만들어 내려는 것이겠지. 좋은 결실을 얻기위해서는 좋은 씨와 밭이 필요하다. 여성의 자궁을 밭에 비유한다면 아냥우는 좋은 결실을 맺어낼 배양토를 가졌다 할만하다. 도로는 아냥유를 아들 아이작과 결혼시키는 만행(?)도 서슴치 않는다.


아냥우가 초능력자인 아이작과 혼인하면 둘 사이에서 태어나는 후손들은 초능력자가 되는 것일까? 우월인자와 우월인자의 결합은 더한 우월인자를 보유하고 태어나려나? 죽지않는 자들로 이루어진 일족이라면 신족이라 할만하다. 신족하면 그리스로마 신화를 떠올리게 되지. 아냥우가 아프리카 사람이니 '사하라 사막 이남의 이른바 블랙아프리카의 신화'를 떠올려야 겠지만 그리스신화나 북유럽 신화에는 익숙하지만 아프리카 신화는 알지 못한다. 만약 불사의 몸을 가지게 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을까?

식도락은 불사가 아니어도 즐길 수 있고 생이 아름다운 이유는 짧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 결국 불사를 바랄 필요는 없는 것이구나. 그리고 선택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도로와 아냥우 중 누구의 삶을 택하게 될까? 평범한 사람에게 평생인 백년이 그들에게 잠시 잠깐에 불과하다면 신에게 있어 그들의 삶도 찰나에 불과한 것이겠지? 도로와 아냥우는 신이라 불리어도 될까?  서왕모의 천도복숭아를 훔쳐먹은 동박삭이 삼천년의 삶을 살아다던가? 아니 동방삭은 천도 열 개를 훔쳐 먹고 삼천갑자三千甲子(60년 x 3천 =18만 년)를 살았다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