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인 윈도 모중석 스릴러 클럽 47
A. J. 핀 지음, 부선희 옮김 / 비채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변 사람들을 집요하게 살펴보는 것도 관음증이라 할수 있을까? 그렇다면 애나 폭스(소아정신과의사, 39세) 또한 관음증 환자라 할만하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남편(에드)과 별거 상태로 딸 올리비아(8살)는 아빠와 살고 있단다. 집이라는 폐쇄적인 공간에 갇혀 살며 남몰래 다른 사람들을 살펴보는 것이 그녀의 취미다. 소아 정신과 의사로 잘 나가던 그녀가 어떤 사건을 계기로 광장공포증을 앓게 되면서 외부와 차단된 생활을 하게 되는데 그 사건이 뭐지? 누가 나를 엿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테고 그녀는 같은 이유로 이웃들에게 비호감 상태다. '엿보기 취미'로 살인사건을 목격하게 된다면 당신의 선택은?

 

광장공포증, 우울증,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애나. 거기에 더해 한시라도 술이 없으면 살수없는 알콜 중독과 술과 함께 약여러가지 약들을 섞어 먹는 약물중독에도 걸려있다. 그런 그녀의 유일한 취미는 '이웃 엿보기', 책속에는 10월 24일부터 11월 15일까지의 일상이 실려 있다. 10월 25일 207번지로 러셀 가족이 이사오며 단순했던 애나의 삶이 스펙타클해졌다. 알리스타 러셀과 제인 러셀 그리고 아들 이선 러셀(16살)로 이루어진 가족, 그들의 등장이 애나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궁금해. 집밖으로 나갈수 없다면 생활은 어떻게 하지? 다른 가족도 없이 혼자 사는 것이라면 더 그런 우려가 생겨난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아무렇지 않게 건드리는 것은 괜찮을까? 특히 수사를 위해 찾아온 경찰의 반응이 이와 같다면? 당신 남편하고 딸은 죽었다면서요. (p.452) 살인사건을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상대의 반응은 미심쩍었다. 사건을 수사하는 것이 아닌 그녀의 정신 이상으로 몰아가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낀 것은 나뿐일까? 살인사건을 목격하지만 사라진 사람이 없다. 단순히 애나가 환각을 본 것이라 말해도 될까? 강박신경증의 한 증상인 광장공포증, 광장이나 공공장소 등 열려진 공간으로 나갈 수 없는 증상을 말한다. 반면 폐쇄공포증은 엘리베이터와 같은 갇힌 공간에 있는 것에 대한 공포를 느끼는 것을 말하지.

<애나 폭스의 영화들> 나는 비밀을 알고 있다(앨프리드 히치콕 감독/ 1956년. 미국)부터 욕망(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 1966년. 영국,이탈리아)까지 총 49편의 영화가 소개되어져 있다. 저자 A.J.핀은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팬인가보다. 애나 폭스의 영화들 속에 그의 영화가 12편이나 들어 있었다. 한달 여 가까운 시간 동안 49편의 영화를 봤다는 것은 애나가 영화광이라는 말도 된다. 다른 사람들의 삶을 지켜보거나 술을 마시거나 영화를 보는 것이 그녀의 일상, 만약 이 집 밖으로 나갈 수만 있다면. (p.537) 병으로 인해 집밖으로 나갈지 못하는 삶을 살아온지 10개월, 나갈 수만 있다면 하고 싶은 일이 얼마나 많을까 싶어.

이제 애나 폭스는 상처를 극복하고 세상으로 나가기 위해 준비한다. 우선 남편과 딸이 죽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시작이겠지. 애나가 광장공포증으로 집에 갇혀 사는 삶이 되버린 것처럼 우리도 이름 모를 병을 앓고 있을런지도 몰라. 나 자신을 위한 삶이 아닌 보여주기 위한 삶을 살고 있을런지도. 추석명절을 통해 오랫동안 못만났던 친척들을 만나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시 책속으로 돌아가서 207번지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은 단순히 애나의 착각에 불과한 것일까? 아니면 실제 일어난 사건일까? 실제라면 피해자는 누구? 애나가 병을 떨쳐내고 다시 일어나 세상에 당당히 모습을 드러내었으면 좋겠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