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나의 집 모중석 스릴러 클럽 46
정 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부모는 말한다. 자식은 부모를 공경해야 한다고. 자식은 말한다. 부모는 자식을 사랑으로 돌봐야 한다고. 둘 다 옳은 말이다. 하지만 어느 쪽이 일방적인 강요에 의한 것이어서는 안된다. 책을 읽다보면 읽는 내내 가슴을 무겁게 내리 누르는 책이 있다.《안전한 나의 집》이 그러하다.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의 한국식 스타일과 미국의 라이프 스타일 사이에서 헤매는 주인공 조경, 경은 어린 시절 아버지가 엄마를 때리는 모습을 지켜보며 자라왔고 그것은 성인이 된 지금도 트라우마로 작용한다. 경의 아버지 진은 미국으로 이민온 세대 중 성공한 사람이다. 밖에서는 엘리트일지 모르나 집에서는 가족들의 복종을 바라는 철저한 가부장제도의 권위자라는 것.

여자들은 전부 남편과 아버지와 시부모에게 복종한다. (p.174) 지금은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싶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 아쉽다. 재미교포 2세로 자라온 경에게 한국이나 한국 사람의 사고방식은 그런 식으로 느껴질수도 있겠다는 그런 생각, ​자식 이선과 아내 질리언에게 대하는 것을 보면 경 또한 아버지 진과 별다를게 없어 보이기는 했다. 마치 분노조절장애를 앓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거든. 자신의 아픔(상처)만이 중요하고 주변의 다른 것들을 돌아보지 못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엄마에게 일어난 사건을 대할때 그는 엄마가 받았을 상처보다 다른 것들에 더 신경쓰는 듯 보여졌다.

성인이 된 자식은 부모를 떠나 새로운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는 것이 보통이다. 조경은 대학에 입학하며 독립했고 그것은 질리언을 만나 결혼하면서도 마찬가지다.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 가장 조경(36살)은 왜 지금도 부모에게 애증을 느끼고 있는 것일까? 아직 엄마 품을 떠나기 힘든 강아지처럼 부모의 관심과 애정을 바라는 것일까? ​그가 어린 시절 겪은 일이 무엇이기에 부모를 거부하게 만든 것이지? 소설은 부모 매(엄마)와 진(아빠)이 거주하는 집에 강도가 들어오면서 시작되었다. 사건이 그들 가정을 불행에 빠트리고 파탄에 이르게 한 것일까? 표면적으로 보면 그것이 맞지만 숨겨진 속내를 살펴보면 그것은 단순한 이유에 지나지 않았다.

네이선 페리(넷)와 린델 페리(델), ​부모님 집에 침입했던 강도들이다. 집에 들어왔다 사람이 없으면 도둑이 되고 사람이 있으면 강도로 돌변한다 했던가? 단순히 강도가 아닌 그보다 더 끔찍한 회복할수없는 상처를 심어준 것이 그들이다.《안전한 나의 집》을 다 읽고 다시 표지로 돌아가 그림을 살펴봤다. 표지 어느 구석에도 안전하게 느껴지는 분위기는 없었다. 안전하고 평화로운 곳이어야 할 집에서 안락함을 느낄 수 없다면 그것은 누구 책임일까? 사람들은 말한다. 가정을 돌보는 것은 여자 즉 주부의 몫이라고. 정말 그럴까? 가정은 누구 한 사람의 희생으로 꾸려져 나가는 것이 아니다. 가족 구성원 모든 사람의 노력이 한데 모여 만들어 지는 것이 가정이라는 울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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