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링 미 백
B. A. 패리스 지음, 황금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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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범한 사람 같은 건 없었어. 다른 사람하고 섹스를 하면 어떨지 알고 싶었을 뿐이야, 그게 다야." (p.129) 여자친구(레일라 그레이)와 프랑스 여행을 하던 중 여자친구가 실종되는 사건을 겪은 핀, 12년 후 그는 전 여자친구인 레일라의 언니 엘런과 결혼을 앞두게 된다. 레일라 그레이와 동거를 했던 그가 그녀의 언니와 함께 살고 그녀와 결혼한다? 우리네 상식으론 이해하기 힘들지만 있을 수 있는 일이긴 하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선의의 거짓말'이 왜 필요한지도 이해가 되었다. 입을 열어 상대를 상처주는 것 보다 차라리 거짓말을 하기 싫으면 입을 닫는 편이 좋다.

레일라가 실종된후 핀은 용의자로 지목되지만 풀려났고 몇 년이 지나 레일라를 추도하는 자리에서 그녀의 언니 엘런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 같은 사람을 추억하고 있다는 것과 자매이기에 닮았다는 것에서 쉽게 사랑에 빠져들었겠지. ​레일라와 동거하기 전까지 함께 살아온 형 해리는 그가 살아온 인생에서 중요한 역활을 한다. 인간은 가끔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하기도 하잖아. 안 그래? 너도 그래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p.38) 레일라가 말하지 않아도 될 비밀을 털어놓지 않았다면 그들에게 12년 전의 비극은 생겨나지 않았을까?

결혼을 앞두고 레일라가 살아있다는 여러가지 증거들이 나타나는데. 핀에게 협박성 메일(?)이 날아오고 레일라를 봤다는 사람도 등장한다. 레일라는 살아 있는 것일까 아니면 12년 전 핀의 손에 살해당한 채 어딘가에 묻여 있는 것일까? 핀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납치당하고 갇혀 있는 것일수도 있다. 살아있다면 왜 그동안 돌아오지 않은 것이지? 12년 동안 숨어있다 핀이 결혼한다는 소식에 아제야 나타나려는 것일까? "네가 망가져버렸으면 좋겠어. 내가 원하는 대로 다시 조립할 수 있게." 이 말을 하는 사람은 누구? 사랑하는 사람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조립하겠다고 말하는 사람은 정상일까?

《비하인드 도어》와《브레이크 다운》​의 작가 B. A. 패리스의 신작《브링 미 백》을 만났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해리성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을 등장시키면서 독자들에게 강한 반전을 안겨준다. '해리성 정체감장애'란 정체성 결여 문제로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해 혼돈스러워하고 때로는 자신을 다수의 인격으로 경험하는 장애로서 한 사람이 둘 이상의 인격을 가지고 있는 정신질환을 말한다. 예전에 재미나게 봤던 드라마 지성 주연의 <킬미힐미>과 현빈 주연의 <하이드 지킬, 나>가 그것이다. 같은 시간대에 방영되어 어떤 것을 먼저 볼지 망설였던 기억이 난다.《브링 미 백》에 담겨있는 반전은?

레일라를 진심으로 사랑했다면, 그녀가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있든 한눈에 알아봤어야 했다는 것……. (p.3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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