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병동
가키야 미우 지음, 송경원 옮김 / 왼쪽주머니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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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이런 류의 책을 좋아하는가 보다, 잘 읽히고 있는 것을 보면. 처음에는 생각없이 읽었다면 읽어갈수록 진지함이 보태졌다.《후회병동》을 읽으며 '염원'이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지금 읽히기 위해 대기 중인 시즈쿠이 슈스케의 소설《염원》의 제목이기도 하다. '마음에 간절히 생각하고 기원한다'는 의미에서 잘 어울리고 가장 필요한 단어같기도 하다.《후회병동》에는 하야사카 루미코(33살)라는 미혼 여의사가 등장한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한마디로 눈치코치없는 둔탱이라고 할까? 의사로서 환자들에게 인기없는 사람이다. 그러니 자신을 좋아하는 동료의 눈길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게지. 주변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데 말이야.

<후회병동>은 암전문병동일까? 지기라 사토코/ 휴가 게이치/ 유키무라 지토세/ 야에가시 고지 등 심각한 암을 앓고 죽음을 앞두고 있는 다섯명이 '하야사카 루미코'의 환자로 나와있다. 둔탱이 의사에서 어떻게 상대 마음을 읽고 공감해가는 훈훈한 의사로 변했는지 알아가는 것도 재미나다. 부모의 이혼으로 엄마와 단둘이 힘들게 살아왔다는 루미코, 읽기는 재미나게 읽었는데 읽으며 느낀 감정을 글로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답답하다. 다른 사람에게 읽어보라며 강력추천하고 싶지만 그것은 마음뿐,《후회병동》의 표지를 다시 살펴보고 있다. 그림 속 건물이 종합병원이며 마당에 서서 꽃을 바라보고 있는 여의사가 '하야사카 루미코'겠지?

여기서 루미코가 변해가는 계기를 안겨준 것은 누군가 잃어버린 청진기를 주우면서다. 그 청진기를 주운 것이 모든 일의 시작이었다. (p.28) ​청진기가 손에 들어 오면서 원하는 바램이 이루어 졌다면 - 바통 터치합니다. 마슈코 당신이라면 괜찮을 거에요. 지지 마요! 힘내요! (p.456) 라는 식으로 필요한 사람(구로다 마슈코)에게 소중한 청진기를 양보하는 것을 소설은 끝난다. 어쩌면 누군가 청진기를 분실한 것이 아니라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루미코에게 오게 된 것인지도. 책을 읽다 공감이 가는 것은 남자 의사는 능력만 출중하면 되는 반면 여자 의사는 뛰어난 능력에 더불어 상냥하고 친절해야 인정받는다는 것이다.

저자 가키야 미우의 소설은《70세 사망법안, 가결》​을 통해 처음 만났다. 당시 자신의 어머니의 병수발을 아내에게 맡겨두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만 하는 남편에게 화를 많이 냈던 기억이 난다. 70세가 되면 죽어야 하는 사망법안이 가결되면서 시행까지 2년 남겨둔 시점에서 남은 시간이 2년밖에 없는 시어머니의 입장과 58세로서 70세까지는 12년을 남겨둔 남편 그리고 시어머니의 요양을 하는 며느리의 입장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입장차를 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아~ 그 과정에 엄마의 재산은 물려받고 싶지만 간호는 하고 싶어하지 않던 시누이들의 목소리도 들었지. 재산분배는 똑같이, 하지만 부모를 모시는 역은 아들(며느리)이 해야 한다는 것이겠지. 결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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