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오마가린 왕자 도난 사건
필립 스테드 지음, 에린 스테드 그림, 김경주 옮김, 마크 트웨인 원작 / arte(아르테)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크 트웨인이 가족들과 함께 파리 호텔에 머물 당시 어린 두 딸 클래라와 수지에게 해 주었던 이야기 중 기록으로 남겨진 유일한 이야기가《올레오 마가린 왕자 도난 사건》이다. 캘리포니아 대학 마크 트웨인 기록 보관소에서 100년 넘게 잠들어 있던 미완성 원고를 완성시킨 이는 필립 스테드다. 괴팍한 성격의 할아버지와 살던 조니에게 있어 유일한 친구는 '전염병과 기근'이라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닭 뿐이다. 조니는 왜 닭의 이름을 이렇게 붙인 것일까? 그리고 그 닭은 암닭일까? 수닭일까?

어떤 특정한 그림을 보면서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은 아이들이 어릴 때 즐겨하는 놀이다. ​어린 시절 안양의 '꿈나무어린이도서관'에서 놀았던 딸도 그림책을 보며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을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괜찮니? 걸을 수 있겠어?" "네! 괜찮아질 거예요. 물어봐 주셔서 고마워요. 할아버지!" "그래, 그럼 시장에 가서 저 닭을 팔아 먹을 것 좀 사 와." (p.26) 우와~ 반전!!! 손자의 유일한 친구인 닭을 팔아 먹을거리를 사온란다~ 그것도 어린 손자에게 멀고 먼 시장에 혼자 걸어가서 말이다. 소년은 닭을 팔았을까?

생각해보면 이 책을 현재의 눈으로 보면 안되는 거였어. 100년 전 어린 자식들을 위해 매일 이야기를 들려 준 마크 트웨인이 더 대단한 것이었어. ​아이가 보호받아야 할 대상으로 정해진 것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 책은 마크 트웨인과 필립 스테드가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끝까지 이야기를 해야 할 마크가 떠나가고 남겨진 이야기는 족제비의 요구에 따라 필립이 이어갔다. 참 어떤 할머니에게 맡겨진 '전염병과 기근'은 잘 살고 있을까? 한편으론 닭을 데려간 노파의 정체가 궁금하기도 해.

닭의 평균수명은 20년이란 말을 어디선가 들었다. 우리집에서 키우던 '하양이'도 8년 정도 살다 갔다. 지금은 하양이의 후세(2세, 3세)들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조니가 노파에게 받은 한 움큼의 '담청색 씨앗', 참 책의 제목이《올레오 마가린 왕자 도난 사건》이니 그가 이야기 속에 등장해야 하는게 맞잖아. '스컹크 수니', 조니를 숲속으로 이끌어진 동물 친구다. 불행 중 다행은 마가린 왕자가 주인공이 아니란 것, 나도 조니처럼 아무 걱정없이 동물들과 대화를 나누며 숲속에서 살고 싶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