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 옆에 피는 꽃 - 공민철 소설집 한국추리문학선 4
공민철 지음 / 책과나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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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한 시체의 목에 꽂힌 칼/ 시체 옆에 그려 놓은 꽃 그림/ 독특한 시체 훼손 등은《시체 옆에 피는 꽃》에 일어난 사건들의 특징이다. 한국추리문학선 시리즈《커피유령과 바리스타 탐정》,《표정없는 남자》,《교동회관 밀실 살인사건》에 이어 네 번째《시체 옆에 피는 꽃》이 출간되었다. 저자이자 소설 속 제3의 인물로 한 부분을 장식하는 공민철, 그는 <시체 옆에 피는 꽃>에서 주인공인 배우 박기설 옆에서 스토리를 써준 작가 공민철로 등장한다. 배우 박기설은 연극을 통해 누군가를 찾으려는 것이 목적이며 그것을 위해 고한의 야생화마을 추리극장에서 연극을 하는 것이다. 그의 소망은 이루어질까?

야생화마을 추리극장을 어디서 봤는가 싶더니 전작인《굿바이 마이 달링, 독거미 여인의 키스》에서 였다.《시체 옆에 피는 꽃》에는 낯선 아들/ 엄마들/ 4월의 자살동맹/ 도둑맞은 도품/ 가장의 자격/ 사랑의 안식처/ 유일한 범인/ 꽃이 피는 순간/ 시체 옆에 피는 꽃 까지 모두 9편의 단편들이 실려있다. <낯선 아들>은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40대 아들의 어려움을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보여지는 것이 다 일까? <4월의 자살 동맹>은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로 나뉘어지는 학교폭력의 실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피해자 유성민의 여동생 유연주와 폭력에 관계되어져 있는 인물 김원종이 편지를 통해 실체를 밝히는 것이 전반적인 내용이다.

세상이 아무리 변했다지만 변하지 않는 것 가운데 하나가 여성의 정절에 관한 것이다. 성폭행을 당하는 것은 더럽혀졌다 말하며 당한 여성 또한 그것에 일조했다 말하는 것이 세상의 냉혹한 시각이다. ​<꽃이 피는 순간>의 남자 주인공 전현석 또한 그런 보통 남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만약 지원이가 살아 있었고, 지원이가 세 명에게 돌아가면서 강간을 당했다면 나는 여전히 지원이를 좋아할 수 있었을까? (p.371) 사랑하는 사람이 뜻하지 않게 성폭력을 당했다면 그것을 포용하고 함께 아파해줄 사람이 얼마나 될까? MT가서 선배들에게 강간을 당했다는 고백을 하는 윤서, 윤서의 고백에 의하면 그가 사랑했던 지원 또한 그들에 의한 피해자였다.

저자는 학교폭력/ 성범죄/ 고독사 등 ​사회의 아픈 일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너무나 가부장적인 남자, 그렇기에 가족들에 의해 버림받고 홀로 고독사 할 수 밖에 없었던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유일한 범인>, 소설은 노인의 자살을 도운 한 젊은 남자(김수종)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자살하려는 사람을 돕거나 방관하면 자살방조죄에 걸린다고 했던가? 김수종은 노인의 자살에 어떤 도움을 준 것일까?《시페 옆에 피는 꽃》이란 제목을 보며 끔찍한 살해장면을 연상했다면 실망할수도 있다. 여러 편의 단편들 중 가장 가슴을 아리게 만든 것은 제목이기도 한 <시페 옆에 피는 꽃>이란 단편이었다. 자식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사랑 방식이 각기 다를 수 있음을 잘 보여주는 예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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