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포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배명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소포를 받아 든 순간, 악몽이 당신의 문을 두드릴 것이다!" 책의 표지에 쓰여져 있는 문구다. 소포(小包)조그맣게 포장한 물건 혹은 어떤 물건을 포장하여 보내는 우편을 뜻한다. '독일 130만 부 판매 초대형 사이코 스릴러!'라는 문구도 어서 읽어야 한다며 나를 유혹했다. 단숨에서 출간된《눈알 수집가》를 만나면서 제바스티안 피체크의 팬이 되었다. 한 작가에게 꼿히면 그의 다른 저서들을 찾아 읽는 버릇이 발동 국내에 출간된 그의 책을 다 읽어버렸다. 신간《소포》소식에 반가워하며 영접한 것은 당연지사, 예전과 달리 책에 대한 흥미를 많이 잃은 지금도 그에 대한 사랑은 여전하다.

어느 호텔방에서 성폭행을 당한 뒤 다시는 집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된 정신과 의사 엠마 슈타인, ​엠마는 여자들의 머리카락을 밀어버리고 강간 살해하는 특징 때문에 '이발사'라 불리는 연쇄살인범의 세 번째 희생자이자 유일한 생존자다. 성폭행을 당하면서 잃은 것이 또 하나 있다. 당시 임신 중이던 엠마의 뱃속 아기가 유산된 것이다. 누군가는 그래도 살았으니 다행이라 말하겠지만 과연 살아 남았다는 것이 좋기만 한 일일까? 성폭행 당한 피해자에 대한 사회의 시선은 냉혹했고 그로인해 피해자들은 두번 피해를 입게 된다. 남편 필리프의 출장으로 삼손과 둘이 남게 된 엠마의 집으로 별다른 무늬가 없는, 아주 평범한 갈색 종이로 포장된 작은 상자. (p.100)가 배달되어 왔다.

다른 사람(안톤 팔란트)를 대신해서 소포를 받아둔 엠마, 소포를 받게 되면서 엠마는 다시 공포에 시달려야 했다. ​누군지 알수없는 사람의 시선을 느끼는가 하면 집안으로 침입한 사람이 있다? 남편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은 이것이 그녀가 겪는 환상이며 환청이라 말한다. 정말 그럴까? 정신과 의사인 그녀가 어떤 과정을 통해 정신과 환자가 되어가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정체를 알수없는 연쇄살인범은 시시때때로 엠마에게 접근해 왔고 그녀는 위협을 느껴야 했다. 그가 목표로 정했던 피해자들 중 하나뿐인 생존자인 그녀를 살해해 완벽을 기하려는 것일까? 하지만 추리 소설에 반전이 없으면 추리 소설이라 할수없겠지.

진실이라 알고있는 모든 것들이 거짓이라면? 주변에 아는 사람이 많다지만 믿고 나를 맡길만한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기에 평생을 함께할수 있는 사람이 세 명있다면 그 인생은 성공한 것이라 말하기도 한다. 어렸을때부터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해왔고 그것은 성인이 된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것이 엠마 슈타인에게 허언을 하게 만든 계기라고? 역시 제바스티안 피체크는 독일 스릴러의 황제라 불릴만 하다. 그가 던져주는 먹이(미끼)에 혹해 그가 이끄는 방향만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은 아닐런지. 유혹을 물리치고 연쇄살인범이 누구인지 밝혀내야 한다. 책을 읽은 후부터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 알수없는 소포를 받게 될까 두려워졌다.

내가 심연을 오래 깊이 들여다보면, 심연 또한 나를 들여다본다. - 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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