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아니 에르노 지음, 이재룡 옮김 / 비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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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 부끄러워하는 느낌이나 마음이라고 네이버 사전에 나온다. 제목인 부끄러움이 내가 아는 그 부끄러움인가 싶어 네이버 사전을 통해 알아봤다.《부끄러움》은 '6월 어느 일요일 정오가 지났을 무렵, 아버지는 어머니를 죽이려고 했다'(p.23)는 강렬한 문구로 시작한다. 저자 아니 에르노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작가다. 저자 아니 에르노의 인생은 1952년 6월 15일을 기점으로 달라진다. 1950년 대의 12살 소녀와 1996년 프랑스의 저명한 소설가이자 대학교수 아니 에르노를 그려내고 있다.

한편으로 내 나이 12살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되돌아보게 된다. 12살이란 나이는 집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부끄러운 줄 모르고 밖에서 떠들어대는 나이기도 하다. ​그것은 내 어릴 적의 일이고 지금은 더 연령이 어려지고 빨라졌다지. 누구에게도 말 못할 부끄러운 과거가 있다면 감추고 것이 정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니 에르노'는 특이한 사람이다. "경험하지 않은 것을 쓰지 않는다"는 그녀, 문학적 지식이 짧은 탓인지 두꺼운 책이 아님에도 이해를 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책을 통해 1950년 대 평범한 아니 하층민들의 삶이 어떤했는지를 간접적으로 경험해 보기도 한다. ​그녀가 충격적인 경험을 한 1952년 우리나라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 1950년 6월 25일 새벽에 북한 공산군이 남북군사분계선이던 38선 전역에 걸쳐 불법 남침해왔고 1953년 7월 종전되기까지, 3년간 전란에 휩싸였으며 그후에도 전쟁의 후유증을 오래도록 겪어야 했다. 아나 에르노가 1952년에 12살이었으면 1940년 생이네. 식당 겸 식품점을 운영하시는 부모님, 그들은 틈만나면 싸움을 벌이는 평범한 부부들이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죽이려 했던 사건이 트라우마로 남아 오랜 시간 아니 에르노 속에 내제되어졌다. 내 어린 시절의 기억 속에서 부모님은 어떤 분들이었지? 아니 에르노가 그렇듯 싸울때 서로 욕을 하는 등 평범에서 벗어나지 못한 그런 분들이었을거야. ​중년이 된 지금의 내가 어린 시절을 글로 옮긴다면 어떤 글이 나올까 궁금해진다. 수녀가 교장을 맡는 보수적인 사립학교에 입학한 그녀는 중산층 부르조아들의 삶이 어떤지를 배워가며 괴리감을 느껴야 했다.

만약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에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아버지는 가정폭력으로 신고당하고 입건되었을거야. 가부장제도와 가장이 구성원들에게 폭행을 구사하는 것이 당연했던 시대, 못된 아이라면 매를 들어서라도 제대로 된 가르침을 해야 옳바른 부모라고 말하던 시대였다. 저자 아니 에르노는 결코 자신의 과거를 포장하거나 아름답게 각색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나열해 나갔다 한다. ​객관적 사실이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할때 주관적이며 미화시켜 이야기한다고 하지. 그래서 같은 것을 말하지만 서로 다른 기억일때도 있다. 책을 읽고 나의 어린 시절에 관해 써보고 싶어졌다. 어떤 글이 나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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