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터
김호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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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라이터즈》의 작가 김호연의 신작《파우스터》를 만났다. '고스트라이터즈'를 읽으며 마음에 들었기에 신작의 출간을 반기며 집어 들었던 것, 작가는 독일의 문호 괴테의 소설《파우스트》에서 영감을 얻었다. 괴테가 죽기 1년전에 발표한《파우스트》는 젊은 육체와 쾌락을 위해 영혼을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에게 팔아버린 늙은 학자 파우스트이 야이기가 담겨져 있다. 리사 프라이스의 소설《스타터스》는 치사율 100%의 치명적인 생물학 폭탄이 미국을 강타 중장년층이 사라진 세상에 '엔더'라고 불리는 7~80세 이상의 노인들과 엔더보다 더 적은 수의 '스타터'라고 불리는 10대 이하의 청소년들만이 남아 있다는 것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가진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기득권층과 살아남기 위해 그들의 것을 빼앗아야 하는 청소년들의 치열함을 다룬다는 점에서 김호연 작가의 글과 닮아 이 책을 읽으며 떠올려졌다. ​아~ <스타터스>의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몸을 돈을 받고 임대(신체대여)한 것이라면 <파우스터>의 파우스터'들은 자신의 몸이 이용당하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는 점에서 더 불합리하다. 2012년도에 <스타터스>를 읽었는데 7년이 지난 2019년인 올해 세상은 그동안 얼마나 바뀌었을까? 세상은 100세 시대를 노래하고 있다. 태어나는 아이들의 숫자보다 노령인구의 수가 더 늘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소설 속 이야기가 현실이 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는 말이다.

많은 것을 가졌지만 젊은이 없는 그들이 꿈꾸는 것은 젊은 육체다. 다시 태어나지 않는 한 가질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들은 지금의 권리를 포기하지 않은 채 젊음 또한 누려보고 싶어한다. '메피스토 코리아'는 바로 그런 이들의 욕망을 풀어주고 돈을 벌기위해 설립된 곳이다. 가입비가 100억, 백억이 얼마의 돈인지 상상도 되지 않아. 내 평생 만져 볼수는 있는 돈일까? 아니 구경만 해봐도 좋겠다. '파우스터 자원 프로필', 그렇다면 스스로 자원하는 사람도 있다는 말인데. '신이 아니지만 신이 되고 싶어서 메피스토 회원이 되었다는 그들(파우스트), 원한다고 아무나 파우스트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니 선택받은 사람이라 할만하다.

기득권층을 대표하는 이태근. 자신이 소유한 것을 절대 내려놓지 않으면서 젊음 또한 만킥하려는 파우스트 그 소유의 파우스터가 프로야구스타 남준석이다. 남준석은 내년 메이저리그로 가려는 계획을 세웠고 현실가능성이 유력하다. 자신을 조종하는 파우스트이 존재를 알게 된 준석, 과연 그는 파우스트에게서 벗어나 자신만의 자유를 만킥할 수 있을까? 미국 프로야구에 등판한 한국 선수들 중 이름을 기억하는 선수는 박찬호(LA다저스)/ 류현진 정도다. 운동 경기를 좋아하지 않기에 생기는 편파일수 있겠지.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는 남준석, 반전이 없는 소설은 빈쭉정이에 불과하다. 강혁한 반전이 존재하기에 소설은 읽는 재미가 있다.

"가장 위대한 인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인간이야. 늙으면 기력이 쇠하는 건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자연의 명령인 거야.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인간은 곧 죽고 말거든. 헤엄치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는 어떤 물고기처럼. 우리 인간은 죽는 그날까지 존재의 어리석음을 가동해 세상에 해를 입히지." (p.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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