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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크니의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닷! - 일러스트레이터미네이터 키크니의 주문제작 만화
키크니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3월
평점 :
품절
일단 크게 웃고 보자!!! 책을 보면서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일러스트레이터미네이터'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작가 키크니, 만화가 다 그렇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펴든 책에서 잠시나마 즐거움을 만킥할 수 있어 좋았다. 더구나 어디서든 짧은 시간을 이용해서 봐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일상 속에서 흔히 일어나는 고민들을 덧글을 통해 상담하는 기분이랄까. 나도 무언가를 그려달라는 주문을 하고 싶어. ‘댓글 주문형’ 개그 만화, 주문형 만화라고 무조건 주문자의 의도대로 그려내는 것은 아니다. 반전이 있어 더 재밌는, 책 읽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선물해 줘도 무난한 책이다.
네티즌들의 댓글 요청을 받아 한 컷의 만화로 그려내었다. 말 그대로 한컷의 만화다. 그럼에도 폭풍같은 인기를 얻었고 그로인해 저자 '키크니'는 자신은 그림을 그려낼 힘을 얻었다. 일상/소망/ 사랑/ 가족/ 농담/ 상상 등 6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웃음 폭탄을 터트리는 컷이 있는가 하면 마음에 찡하게 다가오는 한 컷도 있다. 맞벌이 부부로서 아침마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겨야 하는 엄마, 엄마는 아이의 심경이 궁금했다. 엄마가 아이와 떨어지기 싫은 것처럼 아이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어 공감이 간다. 나도 그럴때가 있었어. 결국 아이를 위해 직장을 포기하고 전업주부의 길을 걸었었지.
한 컷의 만화로 20만 팔로우들을 울리고 웃긴 작가, "다른 욕심은 없고, 그저 이렇게 제 그림을 봐주시는 분들과 계속해서 소통하고 이야기하며 작업해나가고 싶습니다. 한 200년 정도만요. 앞으로도 열심히 한번은 웃을 수 있고 한번은 생각할 수 있는 그림 그려보겠습니다." (p.7) 한편으론 자신의 꿈을 꾸준히 이어가는 저자가 부럽기도 하다. 꿈과 현실은 다른 것이라며 꿈을 포기한 나를 위로해야 했거든. 인스타그램, 내가 가지 못하는 곳에서 활약하는 그가 밉다. 네이버 블로그라면 찾아가서 나오 원하는 것을 그려달라는 요청을 해보고 싶거든. 인스타그램을 하기 위해 새로운 핸드폰을 장만할수는 없잖아.
'웃프'라고 했던가? 웃기다와 슬프다의 합성어, 입은 웃고 눈은 눈물을 흘리는 그런 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것이 싫지는 않다. 한차례 감정 물결이 지나가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속이 시원해 지거든. 나라면 오래전에 돌아가신 할머니의 얼굴을 그려달라고 요청하고 싶다. 너무 오래되어 기억에 남지도 않은 할머니, 그리운 감정만 남아 있는 할머니의 모습을 키크니는 어떻게 그려낼까? '엄마가 공부하면서 죽어 갈 듯한 저를 보며 위로해 주는 장면 그려주세요' '응 안 죽어' ㅋㅋㅋ 그럼 공부하다 죽었다는 사람 못봤어. 어쩜 이렇게 기발하고 획기적인 대답이 나올 수 있는거야. '하늘을 나는 양탄자를 타고 있는 저를 그려주세요'에 대한 대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