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요괴 도감
고성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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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도감>이 있고 <동물 도감>이 있으며 '식물 도감'에도 산야초/ 버섯/ 약초/ 산나물 등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왜 '요괴 도감'은 없는 것일까? 라는 의구심을 가졌었다. 그러던 차에 만난 우리나라 최초의 요괴 도감인《한국 요괴 도감》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반가웠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요괴가 있었던가? 평창동계올림픽에 등장해 큰 화제가 됐었다던 인면조 소식도 놀랍다.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까? 영화 <극한직업>에 나오는 극중대사를 이렇게 패러디하고 싶다. '지금까지 이런 책은 없었다. 이것은 도감인가? 사전인가?' 라고. 명대사를 패러디하고 싶을 만큼 멋진 책이다.

전설의 고향을 통해 친밀감이 느껴지는 <구미호>와 <처녀귀신>, 달걀귀와 몽달귀, 손각시 외에도 이름을 들어 알고 있는 귀신들의 등장이 반갑다. 괴물/ 귀물/ 사물/ 신 등으로 구분되어져 있다. 내 닉네임인 '우렁각시'는 <미녀 인간형 괴물>이라고 나와 있다. 특징은 우렁이 밖으로 나오면 인간 낭자로 변한다. (p.139) ​'우렁각시'는 10년 넘게 써온 닉네임인지라 나의 또 다른 이름과 같아 정이 많이 간다. 그런데 우렁각시는 용왕의 딸로서 잘못을 저지르고 벌을 받아 우렁이가 된 것 아니었나? 우렁각시의 설화는 해피앤딩으로 끝난 것이 있는가 하면 비극으로 끝나는 것도 있다.

전설의 고향의 또 다른 단골 손님인 이무기는 용이 되지 못한 뱀 형태의 괴물을 말한다. 사방을 지키는 사신(四神)인 주작/ 백호/ 청룡/ 현무​ 등은 나라를 지키는 영수로 알려져 있다면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는 나라에 해를 끼치는 존재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판타지 소설을 보면 이무기가 등장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장면을 가끔 접하게 된다. 청룡/ 백호/ 주작/ 현무를 사신수라 하며 여기에 '기린'을 합해 오방신이라 불린다. 업신? 가택신이며 두꺼비외 구렁이, 족제비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전래동화 <콩쥐팥쥐>에서 물이 새는 독(밑 빠진 독) 앞에서 울고 있는 콩쥐에게 나타나 독을 막아 물을 채우게 해준 두꺼비도 '업신'이었을까?

'용'으로는 황룡/ 백룡/ 청룡/ 적룡/ 흑룡/ 해룡/ 독용/ 괴룡/ 화룡 등이 나와 있다. 판타지 소설에는 동양의 신에 해당하는 용은 좋은 존재로 서양의 용인 드래곤은 나쁜 존재로 많이 등장하지. 물론 용이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며 드래곤도 마찬가지, 전동조 작가의 판타지 소설《묵향》에서 주인공 묵향의 의붓아버지인 드래곤 아르티어스는 딸(아들)바보로 나온다. 저자 고성배 씨는《삼국유사》,《삼국사기》,《용재총화》,《어우야담》등을 참고자료로 사용했다. 다른 책들은 다 읽어봤는데《용화총재》는 아직 만나보지 못했다. 기회가 된다면 한국의 괴물들을 모아 기록한《동이귀괴물집》​, 전 세계 악마를 모아 기록한《검은사전》, 슬프고 신비한 무속인 인터뷰집《무巫》등도 모두 만나보고 싶어. 아니 모두 소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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