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어 케이스릴러
김혜빈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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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어', 아이도 쉽게 끌 수 있도록 제작된 여행가방이다. 여행을 편하게 다니게 해주는 필수품이다. 면허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국제 면허증을 획득해서 차를 빌려 여행을 다니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겠지. 물론 나처럼 길치에 영어 멀미를 하는 사람은 해외여행을 꿈꾸기는 힘들겠지만 꿈은 꿈이기에 아름답다는 말을 해보련다.《캐리어》속 여주인공 이선에게 있어 캐리어는 생을 향한 탈출 도구다. 한성병원 원장을 시아버지로 부원장을 남편으로 둔 여자라면 행복할까? 종합병원을 소유하고 있으니 돈 걱정은 안할테고 그럼 행복한 것일까? 그것이 행복한 것이라면 왜 이선은 아이와 탈출을 감행하는 것이지?

남편의 출장을 틈 타 탈출을 시도했지만 아이를 잃어버리고 만다. 누구지? 누가 아기를 데려간 것일까? 혹시 남편이 아내 이선을 붙잡기 위한 수단으로 아기를 데려간 것일까?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지만 사건은 흐지부지, 잃어버렸던 아이가 다시 집에 돌아와 있었다. 마치 언제든지 원하면 데려갈 수 있다고 말해주는 양, 부부는 헤어지면 남이 되지만 자식은 그렇지 못하다. 특히 품 안의 자식인 아기는 더욱 엄마의 마음을 애달프게 한다. 살려면 도망쳐라! 하지만 어떻게? 누구를 믿고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하지? 옛날에 재미나게 봤던 박중훈(천달수)와 정선경(은지) 주연의 영화 <돈을 갖고 튀어라>가 생각났다.

 

영화 속에서 박중훈이 가지고 튄 돈은 얼마일까? ​총 100억 중 현금 1억과 수표 2억이다. 반면《캐리어》속 여주인공 이선이 들고 튄 돈은 5만원짜리 현금 100억이다. 같은 100억이지만 돈의 무게가 다르다는 말, 박중훈에게 여자친구 은지가 있었다면 이선에겐 돌도 채 지나지 않은 짐덩이 아기 준이가 있다. 사람의 목숨은 귀하지만 돈은 더욱 귀하다. 대다수 사람들의 생각이다. 부모 자식 간의 끈끈한 관계를 끊어놓는 것도 돈이다. 엄마 이선은 돈과 아기 중 어느 것을 선택하게 될까? "남편도 죽었잖아요. 왜 며칠도 안 돼서 이래요." "그냥 죽은 게 아니죠. 우리가 죽여준 건데, 고맙다는 말도 아직 못 들었잖아요. 억울하지 않겠어요?" ​(p.136)

 

의사이자 종합병원 부원장이던 남편이 살해당하고 그녀는 남편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경찰에 쫓기고 있다. 남편을 살해해 줬으니 감사해야 한다는 의문의 사람들, 그것이 감사할 일인가? 남편을 살해한 사람들이 다시 그녀와 아이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 아이를 살리려면 숨겨진 돈 100억의 행방을 찾아내라고. 평범한 시민인 나에게 있어 100억은 어느정도인지 상상되지 않는 액수다. 만약 그런 돈이 내 수중에 들어온다면 나의 선택은? 책을 다 읽고 다시 표지를 살펴봤다.바닥에는 여권과 아기가 좋아함직한 곰인형이 지퍼가 조금 열려져 있는 캐리어 안에서 어린 아이의 손이 삐져나와 있다. 누가 왜 아이를 가방 안에 가둬버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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