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 탄두리
에르네스트 판 데르 크바스트 지음, 지명숙 옮김 / 비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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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성 엄마를 연상시키는《마마 탄두리》, 특기는 물건값 깍기/ 취미는 남편 닦달하기/ 희망은 우리 아들 멀쩡해지기 등 표지만 봐도 어떤 엄만진 상상이 가는 중년 주부. 책을 가운데 두고 보기는 좋지만 막상 그녀가 내 가족이거나 이웃집에 사는 사람이라면? 인도에서 여행 가방 두개를 들고 날아와 간호사로 취업했고 네덜란드 출신의 의사 남자를 만나 결혼에 골인했다. 판사/ 검사/ 변호사와 더불어 '사'자로 인정받는 직업 가운데 하나인 의사를 남편으로 두었으니 이제 행복한 일만 남았나 싶지만 그녀의 억척스런 삶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지적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큰 아들은 그녀의 아픈 손가락 가운데 하나다.


예전에는 시장에서 물건값 깍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지만 지금은 정가 그대로 주고 사야 한다. 그래서인지 <마마 탄두리> 속의 억척 엄마 '비나 환 데르 크봐스트'가 가격 까는 모습은 신선해뵈기까지 한다. 그녀의 가격깍기는 시장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란 사실이 더 신기했다. 집을 사면서 가격을 깍는 일이 가능해? 저자 에른스트 환 데르 크봐스트는 억척 엄마의 셋째 아들로서 엄마의 삶을 책안에 진하게 그려넣었다. 아들만 셋을 둔 엄마로서 억척스런 삶을 사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녀의 억척은 주변을 두려움을 떠나 공포에 질리게 할 만큼 정도를 넘어선다. 생활력 없는 남편도 그녀를 억척으로 남든 일등공신이다.


무슬림 여자를 선택 엄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하려는 둘때 아들 요한, 왜 엄마 마마 탄두리가 무슬림 여자와 결혼하는 것을 반대햇는지에 대한 사연도 들었다. 열 명의 아이가 있는 집안의 막내로 태어난 엄마, 하긴 옛날에는 생기는 즉즉 다 낳았다지. 가족계획이란 말이 생긴 것은 언제부터일까?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말이 있었는가 하면 '둘도 많다. 하나만 낳자'라는 말이 있을때도 있었어. 지금은? 훗~ 무조건 많이 낳아야 애국하는 것이란 말을 한다지. 손에 밀방망이를 들고 개를 깔고 앉아 있는 여자, 그녀가 저자 에른스트 환 데르 크봐스트는 억척 엄마인 마마 탄두리겠지. 웃으며 읽어야 하지만 삶에 대한 진한 애환이 섞여 있어 웃을 수 없었다.


"잘될 겁니다. 다 잘될 겁니다. 이렇게 같이 사는 저 같은 사람도 있다는 걸 한번 생각해보세요." (p.12) 요렇게 말하지만 억척 아내와 헤어질 생각은 하지 않는 듯, 단지 이런 아내가 부끄러울 나름. 하지만 그로인한 혜택을 누리면서 그녀를 부끄러워 하는 것은 좀 아니잖아. <마마 탄두리>는 가난하던 시절을 살아온 우리네 어머니들을 떠올리게 한다. 어떻게든 자식들에게 가난을 대물림해주지 않으려 애쓰던 우리네 어머니들(할머니들), 그녀들이 억척이 있어 잘사는 지금의 우리가 있지 않을까 싶다. 소설은 단순히 재미로 봐야 하는데 너무 깊이 빠져들었나보다. 웃으면 옛날이야기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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