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꽃다발 에놀라 홈즈 시리즈 3
낸시 스프링어 지음, 김진희 옮김 / 북레시피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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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 소녀 에놀라 홈즈가 주인공인 <에놀라 홈즈> 시리즈 3편《세번째사건 기묘한 꽃다발》을 만났다. 책은 정신병원에 갇혀있는 의문의 중년 남성에서 시작된다. 그는 누구이며 왜 정신병원에 갇혀 있는 것일까? 셜록 홈즈가 활동하던 시대는 여성의 인권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은 여자란 자고로 얌전히 가사를 배우다 부모님 또는 남자 형제가 정해주는 남자와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며 살아야 한다고 믿었다. 여성이 정치에 참여하거나 사업을 한다든지 하는 등의 독립적인 생활은 불가능하다고 믿어왔던 것, 엄마는 딸 에놀라 홈즈이 열넷 번째 생일날 그녀만을 집에 놔둔채 가출을 시도했고 성공했다.

혼자 남겨진 에놀라는 오빠(마이클로프트 홈즈, 셜록 홈즈)들에 의해 기숙학교에 입학하게 될 처지가 되자 ​그녀 또한 자유를 찾아 가출했고 현재 도망중이다. 사전에 많은 준비랠 해왔던 엄마와 달리 14살 어린 소녀의 즉흥적 기분에 따른 가출은 생각만으로도 힘들게 보여진다. 날카로운 얼굴에 매부리코와 병색이 짙은 하얀 피부(p.46) 등은 에놀라 홈즈의 모습이자 오빠 셜록 홈즈의 외모에 대한 표현이기도 하다. 셜록 홈즈가 뛰어난 두뇌를 가진 천재 탐정일런지 몰라도 외적인 면에서 잘 생겼다는 말을 듣기는 힘들지. 그런 그의 여성형 얼굴이라면 절대 미인 소리를 듣긴 힘들겠다.

에놀라 홈즈 시리즈 1편인《사라진 후작》에서 그녀는 12살 소년을 위험에서 구해내 가정으로 돌려보내는 역활을 했으며 탐정으로서 능력을 인정받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2편인《왼손잡이숙녀》​에서 에놀라 홈즈는 '아이비 메쉴리'라는 가명으로 유스타스 알리스테어 준남작의 딸 레이디 세실리(16살)의 실종사건을 풀어내었다. 14살이란 나이를 생각하면 천재 탐정으로 불리는 작은 오빠 셜록 홈즈보다 더 능력이 뛰어나게 보여졌다. 3편《기묘한 꽃다발》은 명탐정 셜록 홈즈의 콤비인 존 왓슨 박사의 실종을 주재로 삼고 있다. 왓슨 박사는 실종되고 그의 집으로 의문의 꽃다발이 전달되며 에놀라는 꽃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어간다.

'사이언티픽 퍼디토리언 에놀라 홈즈', 이것이 에놀라가 앞으로 희망하는 미래다. 엄마와 마찬가지로 그녀 또한 여성 자유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고 할까. 여자는 남자를 위한 부속품이 아니라는 확고한 신념을 에놀라는 가지고 있다. ​조선시대에 대다수의 여성이 삼종지도를 따르는 것을 당연시 해왔다면 일부 소수의 여성은 에놀라 홈즈나 그녀의 엄마처럼 자유를 향한 무모한 도전을 했을지도. 그것을 결과가 어떤이냐에 상관없이 그런 시도를 했다는 것 자체로 그녀들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녀들의 도전이 있어 현재의 여성 동등 혹은 여성 상위가 가능해졌을테니까.《별난 분홍색 부채》,《비밍의 크리놀린》,《집시여 안녕》등을 어서 만나봤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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