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뒤서 가는 사람
정병오 지음 / 좋은교사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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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앞서가야 한다고 경쟁력, 효율성을 외치는 분위기에서 시대를 뒤서가겠다는 사람이 있네요. 시대를 뒤서가는 사람[2008. 좋은교사]을 펴낸 중학교 도덕 교사인 정병오가 그 주인공으로 교원단체 ‘좋은교사운동’대표이지요.

 

그가 월간지 ‘좋은교사’에 실은 칼럼을 모은 이 책은 솔직하게 경험과 속내를 밝히며 차분히 이야기를 이끌어가지요. 글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진득하게 사람 가슴을 깊숙한 곳을 건드려요.

 

‘386’으로서 불의한 시대와 기독교인으로서 갈등, 명문국립대를 간판으로 들어갔으나 비인기학과라 열등감이 있었다는 고백, 단기 장교로 친구들이 군대문제를 해결할 때 일반 병사로 군대를 간 이야기를 하며 자신의 방황과 아픔을 독자들에게 털어놓지요.

 

작은 개척교회에서 열정을 바쳐 일을 했으나 교회가 커짐에 따라 목사가 달라져서 배신감을 느꼈다고 토로하며, 기독교인으로서 자신의 신앙과 부딪히는 세상사에 대해 돌아보고 얘기를 건네네요.

 

청년시절 나와 많이 부딪히고 싸웠던 개척교회 목사님은 나를 향해 “병오 형제는 지금은 그런 소리를 해도 나중에 절대 가난하게 살지 않을 것이다. 현재 병오 형제가 가진 기득권이 얼마나 많은 것인지 아느냐?”라는 것을 이야기 했다. 아마 그런 이야기들이 나를 더욱 고집스럽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 책에서

 

그의 글은 기독교 신앙에 바탕을 두고 있기에 불편함과 호기심을 같이 만들어내요. 기독교에 반감 내지 무관심한 사람에게는 그다지 유쾌하지 않을 수 있겠네요. 그래도 묵직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의 이야기에 귀기울여보는 것도 좋을 듯해요.

 

차 운전을 않겠다고 하다가 가까스로 38살에 운전을 배운 사람, 대학 시절 집을 사지 않을 이유를 동아리 회보에 실을 정도로 생활에 있어서 한참 뒤서간 사람, 정병오의 칼럼에서는 한결 같은 뚝배기 맛이 나네요.

 

본질이 아닌 것에는 뒤서가되, 생각에선 앞서간 그의 이야기를 읽으며 어떻게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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