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기, 읽기, 담기
전영우 지음 / 현암사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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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낮에 밖을 걸어보셨나요? 이런 날씨에는 겨우내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봄맞이하러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죠. 가벼운 차림에 꽃씨 같은 마음으로 가고 싶지만 형편 안 되는 분이 많을 거예요. 그런 분들에게 <숲 보기, 읽기, 담기>(2003. 현암사)를 권해드려요.

 

책 지은이 전영우 교수는 1998년부터 ‘생명의 숲 가꾸기’ 국민운동을 했고 국내 최초로 국민대에서 숲해설가(자연안내자)양성 교육을 실시했으며 자녀와 부모를 대상으로 여름 숲 학교를 개설하여 숲 체험을 실시한 분이죠. 그가 세계 곳곳 숲을 찾아다니고 연구하면서 느끼고 배운 내용을 차곡차곡 모았네요.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별로 달라지는 풍광을 시 같은 문장들로 표현한 책이에요.

 

그는 권해요. 숲과 친해지려면 어느 한곳을 정해 자주 가면서 지켜보라고. 명산이 아니어도 좋아요. 자기 주변에 있는 숲으로 가보세요. 연애하듯이 지켜보고 자주 만나다보면 숲이 마음을 열거예요. 주변에 숲이 없다고 한숨 쉴 거 없어요. 숲이 없는 거 같지만 잘 찾아보면 가까이 어디에나 있어요. 자신이 일하는 학교 뒷산을 가는 지은이처럼.

 

연애하듯 하는 숲의 오감체험을 소개할게요. 온 신경을 집중하여 애인과 만나고 관심을 쏟듯이 오감으로 숲을 체험해 보세요.

 

★ 청각 : 숲소리 듣기

- 잠시 걸음을 멈추고 숲 바닥에 앉거나 나무에 기댄다.

- 눈을 감고 1분 정도 조용히 주변 소리를 들으며 자연이 만드는 화음을 느끼고 즐긴다.

 

★ 미각 : 심호흡하기

- 허파꽈리 속에 들어있는 묵은 공기를 최대한 뱉고 숲 속의 공기를 한껏 마신다.

- 10여 회 계속하며 공기의 맛을 음미하고 산소가 핏줄을 따라 온몸으로 퍼지는 것을 느낀다.

 

★ 후각 : 냄새 맡기

- 나무, 꽃, 풀, 잎, 흙, 물, 공기의 냄새를 맡는다.

- 고유 수종으로 구성된 숲마다 독특한 냄새를 구별해보고 각각 냄새를 음미한다.

 

★ 시각 : 색깔 감상하기

- 계절에 따른 나무들의 색깔 변신에 관심을 두고 4계절 숲이 지닌 색을 감상한다.

- 같은 나무라도 위치에 따라 각기 다른 꽃눈, 잎눈, 잎, 가지, 단풍의 차이를 감상한다.

 

★ 촉각 : 맨발로, 손으로 대화하기

- 봄, 여름, 가을, 겨울에 숲길을 맨발로 걸어본다.

- 흐르는 개울물에 발을 담그고 물살의 감촉을 느껴본다.

- 나뭇잎과 줄기의 다양한 표면을 손바닥으로 쓰다듬어 보고 도토리나 솔방울과 같은 나무 열매를 만져본다.

 

★ 오감체험으로 얻은 느낌들을 말로 표현하기

 

사랑하면 누구나 시인이 되듯이 숲과 연애를 하면 신선이 될 거예요. 연애를 하면 얼굴에 생기가 돌듯이 숲과 연애를 하면 삼림욕(Green Shower)을 해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질 거예요. 나중에는 자연과 일체감을 느끼게 될 거예요. 애인과 하나처럼 느끼듯이.

 

숲은 우리에게 보다 근원적인 깨달음을 전해줍니다. 숲과 내 자신이 다른 몸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내 들숨 속의 산소는 바로 나무들이 만든 것이며, 내 날숨 속의 이산화탄소는 나무들의 식량이 된다는 뿌듯한 자각. 숲에서 맛보는 공기를 통해서 우리는 모두가 하나임을 새롭게 깨닫습니다. - 책에서

 

가까운 숲으로, 연애하러 가세요. 즐거운 생활이 펼쳐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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