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를 찾아 떠난 고양이 - 마음이 행복해지는 선 이야기
앙리 브뤼넬 지음, 임희근 옮김, 크리스티앙 루 그림 / 솔바람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세상 사람들이 깨달음이나 구원이니 하는 말을 다 잊는다 하더라도 구도의 길을 가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나타날 것이다. 도를 찾아 떠난 고양이[솔바람. 2006]는 영혼의 허기를 느끼고 불교공부에 입문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책이다.

책은 ‘선’의 세계로 안내하는 책답게 어려운 내용과 빽빽한 글씨가 아닌 시원스런 그림들과 동화 같은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나비라는 고양이가 행자 시절을 거쳐 스님이 되자 똘망이라는 행자와 함께 길을 나서면서 만나는 불교지혜를 세상이야기에 곁들여서 쉽게 담았다. 두 순례자는 이 곳, 저 곳, 이 절, 저 절을 거치며 불교에서 가르치는 지혜의 기본인 사성제, 팔정도, 육바라밀을 읽는 이들에게 쉽게 전해준다. 쉽게 전한다고 해서 내용이 쉬운 건 아니다. 붓다가 집을 버리고 나와 오랜 수행 끝에 얻은 지혜다. 워낙 물질세계에 익숙한 현대 사람들에게는 뜬 구름 같은 얘기일 수도 있다. 어렴풋이 배운 기억이 있는, 책에서 말하는 불교의 지혜를 다시 살펴보자.

·네가지 진리 - 사성제 四聖諦 : 고(苦) - 인생은 아프고 괴로운 것, 집(集) - 나라는 존재
멸(滅) - 버리고 떠나기, 도(道) - 영원한 자유의 길

한 글자가 갖는 깊이의 바닥을 쉽게 써도 아직  와 닿지 않는다. 그만큼 단순하면서도 어렵다. 천천히 네 가지 진리를 입으로 조용히 읊는다.

· 여덟 가지 바른 길 - 팔정도(八正道) : 정견(正見) - 긍정의 힘, 정사유(正思惟) - 생각의 힘, 정어(正語) - 언어의 힘, 정업(正業) - 행동의 힘, 정명(正命) - 직업의 힘, 정정진(正精進) - 노력의 힘, 정념(正念) - 마음의 힘, 정정(正定) - 명상의 힘

바르다는 말이 새삼 크게 다가온다. 무엇이 바른지, 바르다는 게 왜 중요한지 여러 질문이 있겠지만 인류의 뛰어난 분들이 걸어온 길, 팔정도가 갈수록 좁고 멀어 보인다.

· 여섯 가지 행복의 길 - 육바라밀(六波羅密) : 보시바라밀(布施波羅密) - 베풂의 완성, 지계바라밀(持戒波羅密) - 공동체의 완성, 인욕바라밀(忍辱波羅密) - 용서의 완성, 정진바라밀(精進波羅密) - 실천의 완성, 선정바라밀(禪定波羅密) - 통일의 완성, 지혜바라밀(智慧波羅密) -진실의 완성
행복이란 창 밖에 있는 게 아니라 여기 내 안에 있는 것, 그렇기에 누구나 이를 수 있는 길. 그 여섯 가지 길이다.


몇 마디 덧붙이면, 지은이는 앙리 브뤼넬이란 프랑스 사람이고 요가지도자로 30년간 요가를 가르쳐왔다. 그런 배경을 생각하면서 책에 자주 인용되는 일본 선사들의 짧은 시를 읽으면 상당히 색다른 재미가 느껴진다. 서투른 드로잉을 한 그림체도 잘 그린 그림보다 오히려 인상 깊다. 노자에 대교출졸(大橋出拙)이란 말이 떠오른다. 어렵지 않게 불교의 가르침을 전하려는 책이다.

산다는 게 욕망의 박자에 따라 추는 춤과 같기에 헛된 욕망을 내버려두려고 거듭 애를 쓴다. 욕망어린 춤사위는 우스꽝스러우니. 사람은 빵만으로 사는 게 아니기에 오늘도 달아나기 쉬운 마음을 다잡으며 기쁜 나날이 되려고 애를 쓴다. 세상이, 사는 게 무엇인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즐겁게 이 순간 제대로 사는 게 중요하다. 인생은 마음먹기 달렸으니까.

노래 부르며 가든, 울면서 가든, 길은 마찬가지다. - 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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