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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문용어사전 7500 - 최신 시사용어 총집합
박혜경 지음 / 시사일본어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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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본어 통번역 사전과 수록 방식도, 제본도 좀 다릅니다. 서점에서 비교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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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야마 동물원에서 배우는 창조적 디자인 경영
이병욱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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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기획에 비해 내용은 부실하다.

우선 제목부터가 "전혀" 끌리지 않는데,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사례를 정리해놓았을 것이라 기대하여 펴보았다. 동물원에서 일어난 혁신 내용들이 나열되고 그 이후 디자인은 왜 중요한가, 디자인 경영의 성공 요인이란 무엇인가 등등 익히 들어온 자기계발의 문구들이 산발적으로 나열되어 있다.

서울시나 삼성, LG, LINKO 등 한국에서 찾아볼 수 있는 디자인 경영의 사례에 대해서도 짤막하게 언급해두었는데, 잘라 말하자면 '디자인 경영'에 끼워맞춰 한 마디씩 넣은 것처럼 밖에 보이지 않는다.

책이라면 팸플릿 이상의 정보를 기대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통찰에 이르는 내용은 없고, '이것이 디자인 경영이다!' '이 혁신을 보라!'라는 어투의 말투성이니 도움이 될리 없다. 아사히야마의 동물원에 대한 내용은 변화한 모습이 잘 묘사되어 있어 좋으나, 그러한 내용의 중복이 많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이 성공한 데에는 아사히야마 동물원을 사랑하는 시민모임의 NPO 활동과 그 지역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의 참여 등 토착적인 부분이 상당한 강점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하는데 그런 이야기는 훑고 지나가서 정말 아쉽다. 타겟을 '성인'으로 지정하여 어른들도 쉽게 오갈 수 있는 동물원을 만들기 위해 고령자, 장애인을 위한 무료 버스를 만들고 요금제를 조정하는 대목들도 조금만 더 깊이 들어가면 좋은 내용이 될 법한데 ...

암묵지나 실패를 공유하는 기업문화가 혁신을 일으킨다며 사례로 들고 있는 3M의 이야기도 거기서 끝이다. 좀더 깊은 취재가 필요하지 않을까? 단순히 '아, 3M도 실패 이야기 많이 한댔지!'가 아니라 시민사회의 영역에서도 의미가 큰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부활과는 다른 사례로 다루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 지역사회에 영향을 끼치는 디자인과 3M의 디자인은 조금 다른것 같다. 3M의 타겟은 고객과 소비자에 있으니까. 타겟의 성격이 다른 만큼 창의성의 발원지도 다를 텐데, 이 두 가지를 동급으로 취급하고 아사히야마 동물원을 '고객감동 서비스'라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기분이 언짢기까지 하다.

서울시의 디자인에 대해서도 좋은 말만 잔뜩이라, 서울에 살면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던 나로서는 조금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해외 건축가들을 불러 거액의 돈을 주고 벽을 바꿔 바르는 작업을 보면 서울시민을 생각한 디자인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에는 아사히야마 동물원을 오가는 시민들이 있었는데, 지금의 서울시 디자인에는 그런 것이 있을까? 서울광장 이용에 관한 조례가 서울시의회에서 상정조차 되지 않는 상황에서 잔디만 바꿔 까는 게 뭐가 좋은지 ...

어제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역에 다녀왔다.

오스트리아에 와 있는 것 같았다. 조명도 다르고 색도 다르고 휴지통이나 소화기 보관함, 매표소 모두가 달랐다. 동대문 디자인 특구 어쩌고 하며 개발을 하고 있으니 꽤나 신경을 쓰는 모양이다. 서울시의 모습이 또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하다. 아사히야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곳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 '사람'을 상정하고 동물원을 바꾸려 노력했다는 점이 무척 부러웠다. 서울시의 디자인에도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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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견문록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세계음식기행 지식여행자 6
요네하라 마리 지음, 이현진 옮김 / 마음산책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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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아껴 있던 미식견문록!

책의 형식은 1악장, 2악장, 3악장과 같이 음악의 형식으로 편집되어 있다. 요네하라 마리 자신이 통역을 하면서 즐기던 음식들과 그 음식의 역사적 유래, 음식을 다시 맛 보기 위해 지인들을 총 동원하여 음식을 구하는 이야기, '에키벤은 팔각 도시락으로 ...'라고 말하고 일주일 뒤 세상을 뒤로 한 대식가 바나나 삼촌 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먹어보지 않은 음식에 얽힌 뒷이야기가 재미있을까, 라는 걱정도 있었는데 그것도 재담과 얽히면 글로서는 맛깔스러운 하나의 에세이로 탄생한다. 책의 첫 장을 여는 이야기, 러시아의 맛없는 통조림 '여행자의 아침식사'는 친구와 이야기하며 몇 번이나 깔깔거렸던 부분이다.

   
 

남자가 숲속에서 곰을 만났다. 곰은 당장 남자에게 물었다.  

"넌 뭐 하는 놈이냐?"  

"여행자인데요."  

"아니, 여행자는 나다. 넌 여행자의 아침식사고."

 
   

'여행자의 아침식사'라는 말만 나오면 러시아인들은 왜 그렇게 자지러지는 걸까? 마리 여사는 이 우스갯소리가 퍼지게 된 연유를 러시아의 상황을 들어 풀어낸다.

   
  동화풍 우스개의 반전 부분이 맛없는 통조림 이름과 우연히 일치한 것이 아니라, 원래 있던 인기 없는 통조림을 야유하려고 일부러 만들어낸 얘기라는 사실을 알고는 조금 감동했다. 그들은 맛이 없어 통 안 팔리는 통조림을 계속 생산하는 데 드는 막대한 낭비와 헛수고를 멈추고 맛을 개선하려 노력하기보다, 생산과 판매를 방치한 채 풍자하고 야유하는 우스개를 만드는 쪽에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러시아인의 기막히게 비생산적인 열정, 그야말로 지극히 문학적인 재능에 감탄을 금치 못 하겠다.  
   

러시아인의 이러한 유머는 끔찍했던 농민혁명을 눈물나게 웃긴 소설로 재현한 푸쉬킨의 '대위의 딸'에서 경험한 바 있지만, 이 일화를 통해 어쩐지 훨씬 더 잘 알게 된 느낌이었다.

동화나 민담을 좋아하는 내게 제일 재미있던 것은 역시 2악장! 이었는데,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식이다.

   
 

인종차별적인 표현이 문제가 되어 서점에서 자취를 감추어버린 동화 중에 '꼬마 깜둥이 삼보'가 있다. 나와 같은 세대라면 다들 한 번쯤은 읽었을 인기 있던 동화다. 정글에 사는 흑인 소년이 사나운 호랑이에게 입고 있던 옷가지를 하나둘씩 모두 빼앗기다가 호랑이들끼리 싸우는 바람에 결국 모두 되찾아 온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가장 볼 만한 장면은 나무 위로 도망간 삼보를 쫓아 호랑이들이 야자수 아래에서돌다가, 서로 꼬리를 물고 원이 되어 점점 속도가 빨라지는 바람에 녹아서 버터가 되는 장면이 아닐까. 이런 황당무계함이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삼보네 엄마는 호랑이들이 녹아서 만들어진 버터를 듬뿍 넣어 핫케이크를 구워준다. 

"엄마, 나도 핫케이크 구워줘요!"

 
   

본래 팬케이크는 미국인들이 즐겨 먹는 음식. 유럽에서는 팬케이크는 거의 먹지 않는다. 이야기의 시작은 인도를 다녀온 영국의 여사가 쓴 거라고 하니, 여기서 말하는 핫케이크는 '난'을 영국식의 팬케이크로 번역한 것을 다시 일본식으로 '핫케이크'로 고쳐 쓴 것. 삼보, 맘보, 깜보 등의 이름은 남미의 것이고, 그림에서 완전히 흑인의 얼굴로 그려놓은 것과 다르게 본래는 인도 사람의 이야기다.

이렇게 한 가지 이야기만 해도 멀고 먼 곳을 돌아온다는 것.

이 밖에도 일본 민담인 '주먹밥이 데굴데굴', 안데르센의 '빵을 밟은 소녀' 등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빵을 밟은 소녀'에 나오는 소녀는 왜 흰 빵을 밟았던 것일까? 검은 빵과 흰 빵은 맛이 어떻게 다르고, 전쟁 때 군사들은 왜 그렇게 검은 빵을 그리워했던 걸까? 보드카는 언제부터 국제적으로 러시아의 배타적 브랜드가 되었을까? 감자는 왜 악마의 음식이었을까?

고양이 키우는 이야기, 프라하에서 지냈던 이야기, 음식에 대한 이야기, 통역에 대한 이야기, 독서에 대한 이야기(암으로 사망하기 전에는 암에 대한 서적들을 찾아 읽은 기록 역시 포함되어 있다고한다) 등 요네하라 마리는 자신의 인생을 이뤘던 테마들을 차곡차곡 정리해나갔다. 이렇게 인생과 밀착되어 있는 글쓰기의 매력을 누가 거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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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냐 추녀냐 - 문화 마찰의 최전선인 통역 현장 이야기 지식여행자 3
요네하라 마리 지음, 김윤수 옮김 / 마음산책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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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하라 마리의 첫 집필작이라는 책을 '프라하의 소녀시대'와 '마녀의 한 다스' '미식견문록' 이후에서야 읽게 되었다. 이전까지는 줄곧 에세이스트로서의 요네하라 마리만을 접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통역사'로서의 요네하라 마리의 진면목을 실체로 만난 기분이다.

앞서 다른 책들의 독서 감상을 이야기하자면 '마녀의 한 다스'는 거의 기억에 남아 있지 않고, '프라하의 소녀시대'와 '미식견문록(아껴가며 읽는 중)'의 경우에는 뚜렷이 남는다. 그건 책에 담겨 있는 정보의 양 때문인 것 같다. 정보의 양이 많은 쪽은 오랫동안 독서를 해서 잘 기억에 남지 않는 것. 프라하의 소녀시대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프라하에서 학교를 다녔던 저자가 이후 그 시절의 친구들을 다시 만나거나 찾아가면서 기억을 반추해보는 내용이다. 극히 서정적인 문체인지라 결말에서 '이런 식의 감상은 좀' 이라는 부분도 있기는 했지만, 거북하지 않게 자신의 기억을 정치적-역사적 맥락에서 바라보려는 시도에는 경탄할 수 밖에 없다. 미식견문록의 경우에는 음식과 관련된 다양한 참고 자료들과 러시아 민담, 우화가 등장하여 조금씩 아껴서 읽고 소화해서는 수다를 떠는 자리마다 하나씩 내놓고 있다.

'미녀냐 추녀냐'도 '마녀의 한 다스'처럼 정보가 무지막지하게 많이 담겨 있다. 하나하나 읽으려고 하다 보면 지친다. 그래도 지치거나 잡학지식으로 치부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는 이유는 '통역사'로서의 그녀의 체험이 글 전체를 꿰뚫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체험이 글 전체에 어떤 의미를 부여해주고 있고, 집중해서 읽다 보면 이중삼중으로 목소리가 들려올 정도이다. 러시아어를 통역한 일본 통역사의 글을 한국어 번역본으로 읽고 있으면 책 안에 적어도 네 명은 들어 있는 것 같다.

소주제 역시 훌륭하다. 다룰 수 있는 건 다 다루는 것 같다. 통역과 번역의 관계 / 통역과 번역의 차이점 / 통역에서 살려야 할 것 / 통역에서 문맥의 중요성 / 궁극적인 목적인 '커뮤니케이션'에 근접하기 위해서는 ... 등등. 통역사를 지향하고 있지 않더라도 언어를 쓰면서, 혹은 다른 언어를 공부하면서 살짝 엿보고 만 이문화 소통의 즐거움이 현란하게 펼쳐진다. 러시아 공항을 200번 넘게 왔다갔다 한 저자의 통역 경험과 더불어 동료 통역사들의 다양한 경험 역시 함께 실려 있다. 몇 개는 정말 소리내어 웃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빵 터지고 만다. 물론 유머러스한 면에서는 '미식견문록'도 만만치 않지만.

번역에 관한 담론은 문학 수업을 하면서 매우 자주 접하게 되고, 교수님이 '번역이 필요한 번역'이라면서 번역자의 뼈아픈 증거물을 교탁에서 흔들어보일 때도 생각하게 되지만, 통역에 대한 이야기는 좀처럼 접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이 책에는 경험으로부터 스스로 통역의 원칙을 세우고 통역과 번역, 이문화 간의 차이들에 대해 끊임 없이 고민하고 연구해온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리고 혼종 문화 속에서 외국어에 대한 경험을 한 번이라도 해봤을 사람이라면 웃다가 넘어갈 유머가 철철 흐른다. 에세이스트로서도 훌륭하지만, 훌륭한 에세이가 나오는 데에는 통역사라는 확고한 직업관이 있었기 때문.

덧, '미녀냐 추녀냐'와 같은 비유가 거슬리는 건 어쩔 수 없는데, 주로 남성들이 장악하고 있는 국제회의나 정치연설 무역미팅과 같은 곳에서 통역했을 사람이라면 그런 농담이고 뭐고를 일상적으로 접했던 것은 말할 것도 없겠지. 글에도 종종 나온다. 그런 것도 밝게 웃어 넘기고 오히려 저쪽이 부끄러워질 정도의 센스를 겸비했던 건 정말 노련한 사람 밖에는 할 수 없는 일. 불쾌한 것을 재미있게 바꿔내는 능력은 짖꿎은 농담을 좋아하는 러시아인의 언어와 문화를 오랫동안 접해왔던 덕일지도.

귀로 듣는 것의 10%, 보는 것의 30%, 경험하는 것의 80%가 남는다고 하니 읽어보면 좋을 듯. 아, 3시간 동안 아주 먼 곳까지 다녀온 기분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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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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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과연, 데뷔작인가 싶을 정도로 필력 있는 작가다.

주변에 읽은 사람들이 하도 많고 다들 하나같이 '하루면 읽어'라길래 호기심에 빌려봤다. 오랜만에 빌려보는 일본 추리소설. 선생님이 차분하게 사직 이유를 설명해 나가는 각 장에서 끝문장이 다음 복선을 계속해서 던지기 때문에 책을 놓을 수가 없다.

그러니까 3장 정도까지는 정말 재미있게 보았는데, 그 이후에 범인이었던 와타나베의 독백 정도까지 가면 조금 힘이 빠지는 면이 있다. 마지막 선생님이 다시 한 번 등장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때도, 스토리를 마무리짓기 위해 선생님이 지나치게 열심히 사시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

이런 장르와 이런 구성은 작가가 날 좀 잘 속여줬으면, 바라고 읽는 거니까 구성이 치밀하고 오묘할수록 신이 난다. 작가는 독자도 아니면서 어떻게 독자의 입장을 생각하고 정보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지 신기하기도 하다.

그렇다고 만들어놓았던 모든 지도를 보여줄 필요는 없는데, 라는 생각.

며칠 전에 읽었던 통역사도 추리 소설 비슷한 방식이어서 비교를 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미나토 가나에가 인물들에 대해 이력서를 써둘 정도로 캐릭터 설계에 열심이라는데, 소설에 나오고 있지 않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잘 상상이 되지 않는 걸로 보아 압축적으로 인물의 입체적인 면을 그리는 것은 조금 약한 것 같다. 통역사가 소설 같았다면 고백은 영상으로 보고 있는 것 같은데, 아마 영상은 소설에서 압축적으로 묘사하는 인물의 이면들을 배우의 연기로 해결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자랑하기를 좋아하고 유아적이고 자기 중심적이고 세상을 깔보는, 일면 사이코패스처럼 타인의 감정에 대해 무지한 중딩들을 등장시키는 건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에서도 익히 봐오고 있어서 또인가, 라는 생각도 든다. 그런 인물을 설정하면 그런 인물이 무슨 짓을 하든지 쉽게 납득이 가는 것이다. 게다가 그런 애들은 이공학적인 면에서 과감하고 똑똑하니 어느 의미에서 보면 얼마나 편리한 인간인가.

난 오히려 범인들보다는 이 교사라는 사람이 범인들에게 왜 치졸한 짓을 하는가를 더 납득하고 싶었는데, 스토리를 전개시키면서 준비한 보따리들을 풀어놓느라 그런 감성적인 부분은 발견하기 힘들었다. 오히려 이래저래 시류에 대해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자신의 윤리관을 내보이는 듯한 말들이 길게 이어진다. 공감은 하겠지만 그건 인물의 말인지 작가의 말인지 알 수 없는 ... 보따리를 끝까지 다 풀어주니 여운도 그만큼 적을 수밖에. 인물들과 내가 맞닿는 지점이라는 것도 찾기 힘들고 ...

<통역사>는 '그 여자가 왜 그랬더라?' '그 남자는 어떻게 추방되었다가 벤츠를 타고 나타나?'와 같은 부분들이 어렴풋이 이어지기는 하지만, 개별 인물들에 대한 감정이라는 것이 너무 크게 느껴져서 쉽게 떨쳐버릴 수가 없다. <고백>은 이해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교과서를 뒤지듯 찾아서 어떤 인물이 설명해놓은 부분을 대답으로 제시할 수 있을 정도이다. 그렇지만 그래서 무얼 말하고자 이런 걸 쓰는 걸까를 생각하면 잘은 모르겠다. 엔터테인먼트 소설이 빠트릴 수 있는 뭔가, 가 정말 빠져있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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