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것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선 [고전의 시선]

고전의 시선 - 우리 산문 다시 읽고 새로 쓰다
송혁기 지음 / 와이즈베리 / 2018년 2월

남들이 나를 사람이라 해도 나는 기쁘지 않고

남들이 나를 사람이 아니라 해도 나는 근심스럽지 않습니다.

차라리 사람다운 이가 나를 사람이라 하고, 사람답지 않은 이가 나를

사람이 아니라고 하는 것이 더 낫겠습니다.

'고전'이라고 하면 고리타분한 것으로 오인하기 쉽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 고전이 끊임없이 읽히며 사랑 받는 이유는 고전 그 자체로 우리에게 주는 영향력과 교훈 때문이다. '옛것'이 주는 교훈은 생각보다 그 영향력이 커서, 어쩌면 우리의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나침반같은 역할을 해줄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그 옛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에 달려있다.

<고전의 시선>의 저자 송혁기는 현재 고려대학교 한문학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조선시대 문학비평 및 산문 작품을 주로 연구하고 있으며, 한문 고전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오늘의 언어로 나누는 영역으로 글쓰기를 확장하고 있다. 이처럼 '한문'과 '고전'에 일가견이 있는 저자가 새롭게 펴낸 책 <고전의 시선>에는 한문 산문 명편들 가운에 24편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1,0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또 읽혔지만, 그 의미를 파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저자는 그런 우리들을 위해서 원문에 대한 번역과 해설을 도왔다. 여기서 눈 여겨 봐야 할 점은 저자가 한문 산문들을 자신만의 카테고리로 묶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1장에서는 '즐거움'과 '근심'을 다루는 새로운 시야를 주제로 하는 산문들을 모았으며, 2장에서는 언제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며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를 담은 '성찰과 배움'을 담았다. 3장에서는 '사람과 사랑'이라는 주제로 인간의 희노애락과 사랑에 대한 작품들과 이에 대한 저자의 해설을 담았다. 마지막 장인 4장에서는 인간으로서 세상을 향해 뻗어나가기 위해서 필요한 덕목들이 담긴 작품들과 해설이 담겨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이치는 곧음이니, 곧지 않으면서도 생존하는 것은 요행으로 죽음을 면한 것이다.(103p)”

<고전의 시선>에는 1,000년도 훌쩍 넘긴 옛글들이 많이 담겨있다. 저자는 이러한 옛글들을 간단하게 요약해서 어떤 내용인지 설명하고 있으며, 우리의 현실과 접목시켜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을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옛글의 분야를 문학에만 한정하지 않고 논설문이나 기사문, 상소문, 묘지명, 제문 등 여러 방식의 옛글을 소개하고 있으니, 옛글의 다양한 형식을 살펴볼 수 있는 묘미까지 있다.

저자는 책의 서문에 신영복 선생님의 말씀을 이렇게 언급했다. "공부는 책상 위에 서는 것입니다. 더 넓고 먼 곳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는 옛것과 고전이라는 거인의 등에 독자들이 올라타기를 기대한다고 밝히며 책을 집필했는데, <고전의 시선>을 고요하게 정독하는 것만으로도 독자들은 고전을 대하는 색다른 시선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