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철학 - 깊은 공부, 진짜 공부를 위한 첫걸음
지바 마사야 지음, 박제이 옮김 / 책세상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일본에서 최근 가장 핫한 철학자인 '지바 마사야'의 저서 <공부의 철학>'공부'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 놓기에 충분하다. , ,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 4년이라는 시간을 거치는 동안 우리는 공부를 어떤 태도로 대했는지 생각해보자. 우리에게 있어서 공부란, '정복해야 할 어떤 것'이었다. 어른들은 하나같이 공부를 잘 해야 한다고 말했으며, 공부의 연장선상에는 언제나 '성공'이 있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죽기살기로 공부했다. '공부'가 무엇인지 채 깨달을 새도 없이 말이다. 그리고 불행히도 어른들의 말처럼 성공에 다다르는 이는 손에 꼽힐 정도로 소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공부의 철학>의 저자 지바 마사야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공부는 '획득'하는 과정이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상실'이라는 것이다. 기존의 방법대로 바보 같은 짓을 하는 자신을 상실하는 , 그것이 바로 공부라고 일컫는다. 그는 이런 논리를 펴면서 가장 중요한 개념인 '동조'에 대해 설명한다.

 

대개 환경의 동조와 자기 자신의 유착은 살다 보면 자연스레 이뤄지는 것이라서 분석적으로는 의식할 수 없다. 어쩌다 보니 동조하고 있는 상태에는 무엇을 하면 좋다고 여겨지는가, 무엇을 하면 안 된다고 여겨지는가와 같은 배후에 깔린 코드, '이렇게 해야 한다'는 당위에서 물러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과정이 빠져있다. 하지만 그 어떤 코드라도 보편적인 것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p31)”

 

저자는 생각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심코 동조하는 것, 보편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동의하는 것을 경계한다. 우리를 이루고 있는 세계에서 당연한 것은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생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곳에 속해 있되 거리를 두는 방법을 생각하라는 것이다. , 우리가 깊게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환경의 동조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이며, 근본적으로 깊은 공부는 언어 편중적인 인간이 되는 것임을 강조한다.

 

<공부의 철학>의 처음부터 끝까지 가장 많이 나오는 이론 중 하나는 바로 '유한성'이다. 저자는 공부에도 유한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데, 이유는 다음과 같다. 예를 들어 '여성의 노동'이라는 문제에 대해 공부를 시작했을 때, 어느새 고용 시스템 문제를 파헤치게 되고 그러다보면 '여성'이라는 개념은 사라져 버린다. , 세상의 모든 절대적인 근거를 알고 싶어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는 것인데, 저자는 바로 이러한 점을 가장 경계하는 것이다. 공부가 유한하다는 것을 진작에 깨닫는 것, 절대적인 근거를 추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공부를 하면 동조에 서툴러지고, 재수 없어지고, 약아빠진 사람이 된다. 공부하는 이상 그것은 피할 수 없다. 그것 없이는 깊은 공부가 불가능하다. (p185)”

 

저자는 책의 마지막 장에 공부를 유한화하면서도 계속하기 위한 기술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그리고 자신의 주장을 다시 한 번 정리했는데, 공부란 기존의 자신을 파괴하는 것이며, 환경의 동조에서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동조에 서툰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또 자신의 현 상황을 메타적으로 관찰하여 자기 아이러니와 자기 유머의 발상으로 현 상황에 대한 다른 가능성을 고찰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에게 있어서 '공부를 한다'는 것은 일상생활 속에서 공부의 타임라인을 유지하는 것과 같다. 동조에서 자유로워지되 자신을 상실하는 과정,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치열하게 거친 사람들이 '진짜 공부'를 하고 있는 것임을 저자는 거듭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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