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밀리언 특별판) - 20년 연속 와튼스쿨 최고 인기 강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지음, 김태훈 옮김 / 8.0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훌륭한 협상가가 되려면 끊임없는 연습과 함께 끈기를 가져야만 한다.

협상은 당신이 끝났다고 말해야 비로소 끝난다.“

 


신입사원 때의 일이다. 당시 같은 기수로 약 백오십 명의 사원을 채용했던 우리 회사는, 신입사원들을 개별 부서로 배치하지 않은 채 일정한 기간 동안 실습을 시키는 방식을 택하고 있었다. 실습은 본사가 아닌 점포에서 진행됐는데, 유통업에서 손꼽히는 기업인만큼 사원들 역시 자부심이 강했던 터라 중도이탈자 한 명 나오지 않고 저마다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이제 막 대학교를 졸업한, 그러니까 사회생활이라고는 전혀 해보지 않은 사원들에게 점포에서의 실습은 고되고 험난한, 말 그대로 '지옥같은 시간'이었다. 오늘 처음 본 고객에게 말도 안 되는 욕설을 면전에서 듣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소위 말하는 '갑질'을 하는 고객까지, 그야말로 천태만상의 고객들이 있는 곳이 점포였다. 쉴 공간 없이 하루 종일 서 있어야 하는 고통보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반말과 욕설을 듣는 서러움이 더 컸다.

 


이쯤되니 신입사원들에게는 '본사에 가고 싶다'는 욕구가 솟구쳤다. 점포 실습 6개월이 지났을 무렵부터 동기들의 본사 발령 소식이 들리기 시작했다. 누구는 마케팅팀으로 갔고, 누구는 인사팀으로 발령이 났다. 유니폼을 입고 24시간 일하는 점포를 벗어나, 정장을 입고 9시 출근과 6시 퇴근을 할 수 있는 본사 출근은 누구나 꿈꾸는 곳이었다. 나에게도 본사는 꿈같은 곳이었는데,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본사의 꽃이라고 불리는 '홍보팀'으로 배치되고 싶었는데, 그곳은 TO가 쉽게 나지 않는 팀일뿐더러, 음주에 능한 사람만이 발령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술 한방울 마시지 못하는 신체 조건을 가진 내가 호락호락 넘볼 수 있는 곳이 아니었던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협상할 때 사람에게 집중하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점포에서 실습 발령을 받았던 순간부터 '홍보팀'에 발령을 받기 위한 피나는 노력은 시작됐다. 쉽게 들어갈 수 없는 부서인만큼 그만큼의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함은 물론이고, 회사 내의 많은 사람들과 원만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나를 그곳에 보내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 라는 생각을 했을 때, 인사팀 선배들에게 내가 적임자라는 것을 어필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었다.

 


당시 인사팀 선배들은 내가 '언론학'을 전공했다는 사실과 활발한 성격으로 누구보다 홍보팀 생활을 잘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지만, 술을 마시지 못한다는 사실 때문에 발령을 고민하고 있었다. 나는 그런 인사팀 선배들을 한분 한분 찾아뵙고, 내가 얼마나 홍보 업무를 하고 싶은지, 왜 해야만 하는지, 그리고 어떤 성과를 낼 수 있는지 설명했다.

 


또 술을 마시지 못하지만, 대신 다른 방법으로 홍보의 업무를 어떻게 극대화할 수 있는지 설명했다.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설득과 협상을 진행했고, '진심은 통한다'고 믿었다. 그리고 마침내 홍보팀에 TO가 생겼고, 홍보팀 발령자 명단에서 나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누군가는 내게 무모하거나 멍청하다고 말했다. 부서가 뭐가 중요하냐고 말하며, 고된 점포생활을 빨리 벗어나는 게 나에게 이로울 것이라는 말도 전했다. 하지만 나는 한 가지의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2년이라는 긴 시간도 견딜 수 있었다. 연습과 끈기, 그리고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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