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 행성 여행자들을 위한 안내서 - 쇼핑부터 인공지능까지, 우리 삶을 움직이는 알고리즘에 관한 모든 것
제바스티안 슈틸러 지음, 김세나 옮김, 김택근 감수 / 와이즈베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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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이 얼마나 난해하고 어려운 말인가. 누군가 내게 '알고리즘이 뭔가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한참을 고민하다 '글쎄요'라고 답하며 멋쩍게 웃었을 것이다. 우리는 흔히 어떤 복잡한 설계를 보면서 '그것의 알고리즘'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정작 알고리즘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알고리즘 행성 여행자들을 위한 안내서>의 저자 제바스티안 슈틸러는 바로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책을 집필했다. 알아주는 공과대학의 수학과 교수가 쓴 책이니, 몹시 수학적(?)이고 어려울 법도 하지만 다행히 책은 꽤 쉬운 언어로 해석되어(?) 있다. 아마 '알고리즘'에 대해서 잔뜩 겁을 먹고 있는 독자들을 배려한 것이 아닐까. 


저자는 책을 서술함에 있어서 꽤 영민한 방식을 택한다. 단순히 '알고리즘은 무엇이다'는 딱딱한 정의만을 알려주는 것이 아닌, 알고리즘이 얼마나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와 있는지 다양한 예를 제시한다. 이렇게 알고리즘이 우리와 가깝다는 것을 보여준 다음에야 알고리즘이 무엇인지 침착하게 설명한다. 그것도 아주 쉬운 단어들로 말이다. 


"우리는 매일같이 알고리즘의 한계를 활용하기도 한다. 흔한 사례로는, 승차권을 구입할 때 인터넷으로 비용 지불에 관한 데이터를 전송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이때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그 메시지를 읽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데이터를 암호화해 메시지를 인식할 수 없게 만든다. 모든 정보다 알고리즘의 한계 저편에 있기 때문에 데이터를 읽어내지 못하는 것이다." (32p)


"일상의 지혜 속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알고리즘이 숨어 있다. 전화번호부의 예를 다시 살펴보자. 만약 누군가가 내 전화번호를 무질서하게 뒤섞여 있는 명함 더미 속에서 찾아야 한다면, 최악의 경우엔 마지막 한 장까지 모두 살펴봐야 할 수도 있다. 전화번호부에는 이름과 번호의 조합이 알파벳 순서에 따라 분류되어 있다. 그래서 '이진 검색'이라는 알고리즘을 적용해볼 수 있는 것이다."(46p)


책의 두번째 챕터는 '도대체 알고리즘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논하는 장인데, 재미있는 것은 알고리즘의 정의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리기가 너무나 어렵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는 철학적인 문제로서, 이 책에서는 답할 수가 없다. 그리고 다행히 그런 대답이 필요하지도 않다"는 토마스 오트만과 페터 비트마이어의 문장을 빌려와, 알고리즘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독자들을 위로한다. 그리고선 이렇게 말한다. 


"알고리즘은 커다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소의 단계들로 구성된 명확한 계획이라는 것이다. 이를 가리켜 흔히 방법이라고도 하고, 아니면 계획, 방침, 규정, 순번 혹은 행동 지시라고도 한다." (61p) 


저자가 생각하는 '알고리즘'은 '무언가를 하기 위해 짜여진 구조' 같은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한 형태의 나열이 아닌, 기호로 때로는 암호로 이루어진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이렇게 짜여진 알고리즘은 우리의 도처에서 작동한다. 가깝게는 책장정리, 전화번호부 검색, 쇼핑 같은 것부터 조금 더 나아가서는 소셜네트워크, 검색엔징, 인공지능 학습법까지 응용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알고리즘은 우리가 사고하는 방식에도 적용된다는 것이다. 결국 인간을 둘러싼 환경들에서 우리는 너무나 쉽게 알고리즘을 찾아볼 수 있고, 우리 자신 또한 알고리즘에 의해 작동되는 부분이 꽤나 많다는 것, 그러므로 우리는 알고리즘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저자는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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