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여성 2인 가구 생활>의 제목 하단에는 '비혼 여성 둘이 같이 살고 무사히 할머니 되기 프로젝트'라는 소제목이 붙어있다. 비혼을 결심한 사람으로서 읽어보지 않을 수가 없지. 그리고 책을 완독한 지금은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대가 혼자 살기로 결심했다면, 또한 친구와 함께 살아볼까?라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든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지속 가능한 여성 공동체를 꿈꾸는 저자들이 그대가 두려움을 떨치고, 노년을 잘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저자인 '토끼'와 '핫도그'는 각각 20대와 30대이다. <여성 2인 가구 생활>은 그들이 어떻게 '비혼'을 결심하게 되었는지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비혼을 결심하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걱정'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예를 들면, 외로움은 어떻게견디지?, 아플 때 누가 챙겨주지? 돈은 어떻게 벌지?와 같은 비혼을 고민한 여성(사람)이라면 누구든 한번쯤은 해보았던 걱정들 말이다. 그리고 고민 끝에 '지속 가능한 여성 공동체'라는 답을 얻는다. 외로움 걱정, 아플 때 누가 돌봐 줄까에 대한 염려, 돈에 대한 고민을 나눠 가지려면 오래 갈 공동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온전히 스스로 선택한 길이기에 과정에서 올 어려움이나 후회 모두 기쁘게 받아들일 자신이 있다. 다음 목표는 홀로 '잘' 서기다. 열심히 돈을 모으고, 든든한 공동체를 꾸리고, 건강하게 사는 거다. 성공적인 홀로서기를 위해 앞으로는 이 세 가지를 목표로 걸어가려고 한다. 꽤 멋진 여정이 될 거라는 예감이 든다. 내 인생은 나의 것!
<여성 2인 가구 생활>, 20p
직장 동료였던 토끼와 핫도그의 동거 생활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가이드도 시작된다. 여기엔 함께 산다는 것과 동거에서의 부동산 구하기, 갈등 상황을 영민하게 해결하는 방법, 공동 생활비, 동거인의 취향 등 '동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내가 가장 관심있게 읽은 챕터는 2장, 재테크에 관한 내용이었다. 저자 2인 모두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타입으로 그들의 재테크 노하우를 공유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처음 투자를 하는 사람들을 위한 투자 방법을 비롯해 어려운 주식 용어까지 그녀들만의 언어로 쉽게 풀어서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재테크를 시작한지 꽤 오래된 나에게도 도움이 되는 정보가 여럿 있었으니, 이 부분을 읽을 때에는 필히 메모할 것!)
거창한 롤모델 찾기 말고, 내가 무사히 할머니가 된 모습도 그려 본다. 일단 반려동물을 키웠으면 좋겠다. 튼튼한 관절을 갖고 반려동물과 산책을 즐기는 할머니의 모습이 좋겠다. 관절이 튼튼하지 않다면 그때는 인공관절을 쓸 수 있을 테니 괜찮을 듯싶다. 그때도 여전히 책 읽기를 즐겨 했으면 좋겠다. 책은 세상을 보는 눈을 더 넓혀 준다. 눈이 침침하면 돋보기를 써야 하니 나에게 잘 어울리는 돋보기안경을 가진 할머니가 되고 싶다.
<여성 2인 가구 생활>, 215p
비혼을 결심한 이들이라면, 그들이 소개하는 비혼 공동체에 대한 다양한 노하우를 보며, 적지 않은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마무리하며 저자들은 말한다. '우리 같이 행복한 할머니가 되자'고. 이 책을 읽은 사람들 모두, 무사히 할머니가 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