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에 읽는 한국 고대사 페이퍼로드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
이문영 지음 / 페이퍼로드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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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선은 한반도 북부와 만주 일대에 있었던 고대 국가다.

오늘날 대한민국이 위치한 곳에는 진辰이라 불린 나라가 있었다.

하지만 이 진국에 대해서는 알려진 기록이 거의 없다.

기록이 없으면 역사도 없다.

역사란 기록에 의해서 재구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사를 다룬 드라마를 머릿속에 떠올려 보자. 시대 배경으로 보면 조선시대부터 근현대사 정도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오늘날로부터 비교적 가깝기 때문에 그만큼 사료가 많이 남아있는 까닭이다. 다른 시기보다 상대적으로 사료가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고대사' 또한 우리의 역사이다. 역사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지만, 고대사에는 우리가 그동안 몰랐던, 그리고 오해했던 이야기들이 정말 많다.


<하룻밤에 읽는 한국 고대사> 저자는 책의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역사에는 하나의 진실, 하나의 진리만 있지 않다. 역사는 한 가지 색깔로 칠해진 단조로운 방이 아니라 그 안에 수많은 색깔이 존재하는 다채로움의 빌딩이다."

역사를 대하는 작가의 태도가 닮긴 이 문장처럼 <하룻밤에 읽는 한국 고대사> 또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환인과 환웅은 하늘에서 내려왔다고 하는데 이것은 이들이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반면 곰과 호랑이는 원래부터 그 땅에 살던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즉 환웅은 자기 부족을 이끌고 곰과 호랑이 부족이 사는 땅으로 찾아왔던 것이다.

<하룻밤에 읽는 한국 고대사>, 56p


저자는 고조선, 발해를 시작으로 우리나라 고대의 역사 이야기를 시대순으로 풀어 나간다. 학계에서 공인된 이야기를 바탕으로 작가 본인의 견해를 덧붙임으로써 조금 더 풍성한 해석이 가능토록 했다. 특히 책 하단에 학계 전문가들의 견해를 별도로 표기해 놓아, 작가가 서문에서 이야기 한 '다채로운 해석'을 볼 수 있어 매우 유익하다.


삼천궁녀라는 말은 조선 초 김흔의 시에서 처음 보인다. 이 말은 실제로 삼천궁녀가 있었다는 것이 아니라 그저 궁녀가 많았다는 비유적 표현으로 당나라 시인 백낙천의 시에서 보이는 시어로 보아야 한다. 한 번 사용되자 자극적인 표현인지라 이후 아무 의심 없이 되풀이된 것 같다.

<하룻밤에 읽는 한국 고대사>, 413p


<하룻밤에 읽는 고대사>는 정보 전달 측면에서 다양관 관점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음은 물론,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해 바로잡아 준다는 측면에서도 흥미로운 시사점을 제공한다. '배달의 민족'의 배달, 낙화암에서 떨어진 삼천궁녀 등이 그 예이다. 저자의 말처럼 배달이라는 말은 단군이라는 이름이 그럴듯해 보이지 않아서 신비로움을 더하고자 좋은 뜻을 집어넣을 것이고, 삼천궁녀 또한 비유적인 표현에 불과하다. 이처럼 저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지만 역사와는 다른 사실들을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역사서에서는 비교적 짧은 분량을 차지하는 고대사이지만, 학계의 정설과 다양한 해석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책이므로 역사 마니아들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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