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어디까지 알고있니? [세계 괴물 백과]

세계 괴물 백과 - 신화와 전설 속 110가지 괴물 이야기
류싱 지음, 이지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0월

<세계 괴물 백과>에는 '신화와 전설 속 110가지 괴물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었다. 저자 '류싱'이 괴물과 관련된 역사, 신화, 민속자료, 박물학 등 다양한 지식과 이야기들을 촘촘하게 엮었고, 그 수가 무려 110종에 달했기 때문이다. 책은 총 6가지 장(고대 근동 신화, 이집트 신화, 그리스 신화, 종교 전설, 동방 여러 민족 전설, 유럽의 전설과 기이한 일)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작가가 괴물을 '시대'와 '지역' 등으로 구분하여 기록한 것은 꽤나 흥미롭다.

저자는 신기한 110종의 괴물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설명하며, 어떤 상징을 지녔는지, 당대 사람들이 이 괴물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등을 소개한다. 책에 등장하는 괴물 중에서 페가수스, 스핑크스, 사이렌 등 우리에게 꽤 친숙한 괴물도 있지만, 대부분 처음 들어보거나 낯선 괴물이다.

페가수스(Pegasus) 신화는 다양한 판본이 존재하는데 페가수스가 메두사의 목에서 탄생했다는 내용에서는 모두 일치한다. 신화 속에서 메두사는 아테나 신전에서 포세이돈에게 희롱당한 뒤 임신한다. 메두사는 목으로 임신했다고 알려져있는데, 페르세우스에게 잘린 메두사의 목에서 페가수스와 거인 크리사오르가 태어난다. 또는 목에서 흘러나온 피에서 탄생했다고도 한다.

<세계 괴물 백과>, 22p

성경에 나오는 거대한 바다 괴물들은 레비아탄과 비슷한 특징을 지녔거나 혹은 동일한 존재로 여겨지며 같은 뿌리에서 갈라져 나왔다고 본다. 그중에서 라합은 현대 히브리어로 악어를 의미한다. 탄닌(Tannin) 역시 성경에 등장하는 바다괴물로 거대한 용, 들개, 큰 뱀으로 번역된다.

<세계 괴물 백과>, 130p

책에 등장하는 괴물들은 하루 아침에 툭 튀어나오지 않았다. 괴물 이야기는 수 백, 수천 년 동안 인류의 역사와 함께 숨쉬면서 만들어지고, 살이 더해지면서 더욱 풍성해졌다. 고대의 사람들은 괴물을 하늘의 계시나 사회적 전조로 여기기도 했으며, 괴물을 통해 다가올 미래를 점치기도 했다. 물론 오늘날의 사람들은 괴물의 존재를 믿지 않기 때문에, 괴물을 통해 미래를 점치지는 않는다. 오히려 역사를 간직한 괴물을 보면서 <해리포터>나 <신비한 동물사전>에 나오는 괴물 같은 새로운 괴물을 창조하는 밑거름으로 사용한다. 괴물들의 이야기로 상상력의 나래를 펼쳐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