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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플랫폼 - 빅데이터의 가치가 현실이 되는 순간
이재영 외 지음, 김길래 감수 / 와이즈베리 / 2020년 10월
평점 :
2016년 한국고용정보원은 AI와 로봇이 대체하기 어려운 직업으로 화가, 사진가, 작가, 지휘자 등을 꼽았다. 하지만 오늘날 인공지능은 똑똑하기로는 개발자의 두뇌를 훌쩍 뛰어넘어 스스로 사고(思考)하고, 분석하며, 심지어 인간의 고유 영역이라고 여겨졌던 예술작품을 창조하는 활동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작년 7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43만 2500달러(약 5억 원)에 낙찰된 ‘에드먼드 데 벨라미의 초상화’는 인공지능의 작품이었고, AI 작곡가 보이드(Boid)는 이미 두 번째 싱글 앨범까지 발표한 상태다. 이처럼 인공지능 기술은 이미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빅데이터는 어떠한가. 기업들은 개인의 소비 성향이나 취향을 수집‧분석하고, 나아가 개개인에 맞춘 상품을 개발하기도 한다. 대기업에 고객들의 데이터만을 분석하는 부서가 생긴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누가 더 많은 데이터를 가졌는가’라는 물음은 다시 말해, ‘누가 더 많은 권력과 부를 가질 수 있는가’ 라는 말로 대신할 수 있을 정도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분야에 일가견이 있는 전문가 5인이 저술한 <인사이트 플랫폼>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분야의 발전이 가져오는 변화에 주목한다. 이러한 신기술이 우리의 삶에 어떻게 들어왔으며, 우리가 마주하게 될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예측한다. 흥미로운 점은 책에서 예측하고 있는 미래의 모습 대부분이 이미 우리 사회에서 진행 중이거나, 최소한 저자들이 예측한 방향대로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치 분야에서는 국민들의 의견이 디지털 세상에서 군집을 이루고, 정치인들은 빅데이터 분석으로 민심을 읽는다고 서술되어 있는데, 이는 이미 오늘날의 정치에서도 활용되고 이는 기술이기도 하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데이터의 소유와 활용이 곧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이라고 서술하며, 오늘날 수많은 기업과 국가들이 빅데이터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를 방증하고 있다. 저자들은 특히 수집된 데이터들은 서로 연결되고 ‘군집’되며, 이렇게 모인 데이터들을 잘 활용해서 혁신적인 서비스를 탄생시킬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축적되고 군집화된 데이터들이 향후, 그러니까 미래를 내다볼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저자들이 예측한 다양한 분야 중 가장 와닿은 변화는 생활과 문화에서의 변화였다. 코로나19로 인해서 생활의 모든 면이 변화하였는데, 가장 큰 변화의 바람이 분 곳이 바로 생활과 문화 분야이기도 하다. 대면으로 이루어지는 활동에 제약이 생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삶의 기반이 가상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고, 바로 이때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활용이 빛을 발한다. 최근에 인터넷 가상공간에서 진행된 BTS의 콘서트는 기술 진보가 인간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보여주는 가장 적절한 예시였다.
1989년에 제작된 영화 <백 투더 퓨처2>에서는 신기만 하면 하늘을 나는 운동화가 등장한다. 하늘을 날고 싶은 인간의 욕망과 상상력이 만들어낸 장면이지만, 30년이 흐른 오늘날 실제로 하늘을 날 수 있는 ‘드론 갑옷’이 등장했다.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삶을 ‘인간들이 꿈꾸던 방식대로’ 변화시켰다. 특히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데이터들은 보다 복잡하고 얽히고 엮여서 유의미한(때로는 무의미한) 패턴과 결과를 도출한다.
“빅데이터의 경쟁, 공생 그리고 기생이라는 패턴 속에 존재하는 속성을 이해하고 분석하여 융합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요소라고 말할 수 있다.” 247p
저자들이 <인사이트 플랫폼>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연결’이다. 기업들이 수집한 어마무시한 양의 데이터들을 ‘연결’하는 것이야말로 혁신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들은 많은 데이터를 ‘어떻게’ 연결하여, 그 의미를 ‘해석’하고,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해 낼 것인지에 관심을 가진다. 연결된 데이터들은 일정한 패턴적 특징(저자들은 이것을 군집, 분산, 응집이라고 부른다.)을 갖는데, 이를 잘 분석함으로써 우리 삶,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산업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이 <인사이트 플랫폼>을 통해서 기술한 바와 같이 오늘날 인간의 삶을 둘러싼 수많은 영역들이 서로 융합되고, 최첨단 기술과 더해지면서 무한의 가치가 창출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가치를 긍정적으로 활용해서 무한의 가능성을 만드는 것 또한 우리들의 몫이 될 것이다. 우리가 서 있는 곳을 유토피아로 만들 수 있는 건, 결국 우리밖에 없다. 빅데이터를 다루는 실무자가 아니더라도, 오늘날 빅데이터의 활용과 이들이 가져온 삶의 변화를 체험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